주가 급등 이끈 골드만삭스, 이틀 만에 투자의견 '하향'"목표주가 도달하자 주가 상승 제동, 지배구조 개편 이슈에 상승요인 여전"


  • 우호적인 평가로 현대자동차 주가 급등을 이끈 골드만삭스가 이틀 만에 태도를 바꿔 논란이다. 지주사 전환 이슈를 언급하는 긍정적인 보고서로 주가가 급등하자, 이번에는 매도 신호를 담은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현대차 주주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지난 20일 보고서에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경로가 명확해지고 있다. 현대차가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서 지주사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주가 급등을 이끌었다.

    이같은 골드만삭스 분석에 현대차 주가는 지난 20일 3.3% 오른데 이어 21일 8.63% 급등하면서 시가총액 2위를 탈환했다. 특별한 외부 요인이 없어 골드만삭스의 보고서가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하지만 이틀 뒤인 22일 골드만삭스는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히며 주가 상승에 제동을 걸었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주가가 가치평가를 토대로 산정한 목표주가를 넘어선 만큼 더이상의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의미를 내비쳤고, 시장은 매도의 신호로 받아들이며 매물을 내놨다.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며 장중 17만원을 돌파했던 현대차 주가는 23일 쏟아지는 매물로 전날 대비 2.94% 하락했다. 골드막삭스 보고서가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 셈이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골드만삭스 보고서로 주가가 출렁거린 것을 보고 한탄을 쏟아냈다. 골드만삭스의 영향력을 실감하면서도 2개의 보고서에 시총 2위 기업의 주가가 움직인데 대해 자조 섞인 말들이 오갔다.

    현대차가 지주사 전환을 앞둔 시점에서 골드만삭스의 행태에 어떤 의도가 있었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나왔다. 주가 상승을 보고 뒤늦게 뛰어든 투자자들은 매수하자마자 평가손실을 봐야했기 때문이다.

    반면 다른 외국계증권사와 국내증권사들은 여전히 지주사 전환을 포함한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며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했다. 지주사 전환이 이뤄질 경우 빠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가 작용한 것이다. 
     
    실제 크레디트스위스은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20만원으로 올렸고, 이베스트투자증권과 흥국증권은 각각 22만원, 20만원을 제시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의 가치는 상당히 저평가됐다. 지주사로 전환될 경우 가파른 상승세가 기대된다"며 "자산 가치와 주주환원 정책이 재평가되면서 수익을 낼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