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지역 1년새 주담대·신용대출 2兆 증가대출로 빚 갚는데 급급…소비 엄두도 못 내
  • ▲ ⓒ뉴데일리
    ▲ ⓒ뉴데일리


    최근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구조조정 방안이 결정됐지만 수 조원에 달하는 지원금을 투입해야 되는 지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채권단 입장에선 과연 대우조선해양이 자생 능력을 갖출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며 확실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것.

    하지만 조선업으로 경제 활동을 영위 중인 지역 주민들은 기다린 시간만큼 생존의 위협을 느낄 만큼 위태롭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대형 조선사가 자리잡은 경남 지역의 가계대출이 위험 수위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대출 규모는 2016년 1월 기준 25조4812억원에서 올해 28조4967억원으로 급증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 역시 21조6216억원에서 24조5268억원으로 조 단위가 바뀌었다.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한 서민은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에서 생계 비용을 조달하는 형국이다.

    비은행권의 주담대 대출 규모는 같은 기간 8조9620억원에서 9조8570억원으로 늘었다.

    기타대출 역시 같은 기간 15조975억원에서 17조2736억원으로 하루살이 생계를 위해 신용대출을 이용하는 형국이다.

    이와 같이 경남 지역 조선 산업의 부진은 바로 지역경제까지 바꿔 버렸다.

    2015년 조선업 생산율은 전년동기 대비 -19.3%, 2016년에도 -18%(10월말 기준)를 기록했다. 생산 감소는 대형 조선사의 부진이 큰 영향을 미쳤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2016년 신규 수주 부진으로 매출액이 전년대비 18.1% 감소했다.

    다행히 두 회사는 지난해 흑자 실적을 달성했지만 그 과정에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발생했다.

    울산 지역의 조선업 실업률은 3.8%로 지난 5년 동안의 평균치인 2.6%를 상회하고 있다.

    또한 조선사들의 수익성 저하에 따라 울산 지역 임금체불액은 전년동기 대비 13억원 증가한 316억원(2016년 10월 기준)에 달한다.

    이처럼 지역 내 주력산업인 조선업의 업황 부진은 지역 내 소비까지 위축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울산지역 소비자심리지수는 2015년 4분기 이후 기준치(100)를 하회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대형소매점 매출액도 동 기간 중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조선업체가 밀집한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매매가격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어 또 다른 부채 폭탄을 불러올 위기에 놓여 있다.

    업계 관계자는 “채권은행이 지원 규모를 갖고 이견을 나누는 동안 지역 경제는 황폐해지고 있다”며 “조선 산업을 살리기 위해 정치, 정책적 차원에서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