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팅·스피드·좀비 등 스릴있고 실감나는 가상현실 구현다소 비싼 추가 요금은 부담, 앞으로 무궁무진한 콘테츠 개발 기대
  • ▲ 롯데월드 VR 판타지아에서 한 남성이 VR게임 '모탈블리츠'를 경험하고 있다. ⓒ롯데월드
    ▲ 롯데월드 VR 판타지아에서 한 남성이 VR게임 '모탈블리츠'를 경험하고 있다. ⓒ롯데월드


    아무것도 없는 텅 빈 공간에 가상현실(VR) 기기와 장난감 총 한 자루가 주어진다. 어색해하던 사람들은 이내 VR 기기를 쓰고 총을 들자 곧바로 가상현실 속 영웅으로 변신해 괴물과 좀비들을 물리친다.

    롯데월드 어드벤처가가 국내 테마파크 최초로 선보인 대규모 가상현실 축제인 'VR 판타지아'를 뉴데일리가 직접 체험해봤다.

    'VR 판타지아'는 지하 3층 아이스링크 옆에 있는 'VR 스페이스'와 어드벤처 3층에 있는 레인보우 플라자 내 '호러 VR', 후렌치레볼루션과 자이로드롭 등 '탑승형 VR 어트랙션' 3가지 테마로 이뤄져있다.

    'VR 스페이스'는 약 20억원의 비용이 투입된 국내 최대의 VR 체험장으로 '서바이벌 모탈블리츠', '스피드', '스카이하이', '슈퍼챌린지', '스포츠' 등의 게임을 유료로 즐길 수 있다. 혹시 모를 위생 문제에 대비해 모든 VR 체험기기에는 1회용 마스크가 제공된다.

    VR 중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단연 '모탈블리츠'이다.

    VR 기기를 착용하면 어두운 벙커가 등장한다. 그 안에서 숨어있는 괴물들을 총으로 쏘는 단순한 게임이지만 2~3m에 달하는 괴물들이 갑자기 눈 앞에 등장할땐 가짜라는 걸 알면서도 손에는 절로 땀이 나고 등골이 오싹해진다.

    총을 쏠 때마다 진동 팔토시를 통해 강한 진동이 느껴져 실감나는 슈팅 게임이 가능하다. VR 기기만 벗으면 아무것도 없는 텅 빈 공간이지만 가상현실 속에서는 홀로 괴물들과 싸워야 하는 외로운 영웅이 된 것 같은 묘한 기분이 든다. 마치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약 15분 간의 짧은 프로그램이지만 처음 경험해보는 가상현실이 준 충격과 재미는 생각보다 컸다. 

    다만 가상현실 속 공간이 어둡고 괴물들이 갑자기 눈 앞으로 뛰어오기 때문에 겁이 많은 사람은 주의가 필요하다. '모탈블리츠' 체험은 2만원의 추가 요금을 내야해 다소 부담이 될 수 있다.


  • ▲ 롯데월드 VR 판타지아에서 한 여성이 VR게임을 경험하고 있다. ⓒ롯데월드
    ▲ 롯데월드 VR 판타지아에서 한 여성이 VR게임을 경험하고 있다. ⓒ롯데월드


    이날 '모탈블리츠'를 체험한 한 50대 남성은 "50 넘어서 이런 스릴을 느껴보기는 처음"이라며 "컴퓨터 게임도 싫어해서 안하는데 이건 정말 재밌다. 계속 하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모탈블리츠'는 박동기 롯데월드 대표이사를 포함해 롯데월드 어드벤처 직원들이 꼽은 최고의 VR 게임이기도 하다.

    박 대표는 "VR 판타지아 오픈 전 모든 VR 게임을 직접 체험해봤는데 모탈블리츠가 가장 재밌었다"며 "국내에서 이같은 대규모 VR 체험장은 롯데월드가 최초"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과 일본 등 해외 테마파크들도 VR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는 있지만 기술력과 다양성 면에서 롯데월드가 최대 규모"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VR 콘텐츠를 개발해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 ▲ 롯데월드 VR 판타지아에서 한 남성이 VR게임 '스피드'를 경험하고 있다. ⓒ롯데월드
    ▲ 롯데월드 VR 판타지아에서 한 남성이 VR게임 '스피드'를 경험하고 있다. ⓒ롯데월드

    마치 놀이기구를 탄 듯한 스릴을 느낄 수 있는 '스피드' VR 체험은 후룸라이드, 자이로드롭, 자이로스윙, 바이킹과 같은 인기 놀이기구를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다. 총 13가지 프로그램 중 가장 스릴 넘치면서도 관람객에게 인기가 많은 '자이언트스윙'을 체험해 봤다.

    손잡이가 있는 작은 공간에 들어가 VR 기기를 쓰면 곧바로 가상현실 속 놀이기구가 등장한다. 360도 회전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자이언트스윙'은 서 있는 자세로 즐기는 안전장치 없이 타야 하기 때문에 웬만한 놀이기구보다 스릴이 넘친다.

    일반 놀이기구는 안전벨트나 안전장치가 몸을 꽉 감싸고 있기 때문에 일종의 안정감을 주지만 '자이언트스윙'은 아무것도 없이 안전바만 잡고 타야하기 때문에 정신적 공포감이 상당하다. '자이언트스윙'을 타면서 소리를 지르는 관람객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어지러움에 약한 관람객은 탑승을 피해야 한다.

    '모탈블리츠'와 함께 최고 인기 VR 체험으로 꼽히는 '호러 VR'에서는 좀비들을 만날 수 있다. '호러 VR' 체험은 롯데월드 자유이용권 소지 고객에 한해 무료이다.

    피가 흥건하고 징그러운 벌레들이 가득한 어두운 과학실로 혼자 들어가 시체 위에 있는 ID 카드를 집고, 음산한 엘레비이터를 타고, 좀비들을 총으로 쏴 죽이는 등 다양한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넓은 가상의 공간에 혼자 남겨졌다는 두려움이 크고 언제 어디서 좀비가 공격할지 몰라 가슴을 졸이게 된다. 좀비를 총으로 쏴 죽일 때는 쾌감이 느껴지지만 좀비들이 뒤에서 갑자기 공격해 올때는 나도 모르게 소리를 '꺄악'하고 지르게 된다.

    '호러 VR'의 한 담당자는 "좀비 VR 체험을 하는 관람객 10명 중 2명은 중도 포기를 할 정도로 스릴 넘치고 공포스러운 분위기가 강렬하다"며 "일부 겁이 많은 여성 관객들은 가상현실 속 좀비를 피해 도망가다가 소리를 지르거나 넘어지는 등 실감난다는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박순오 롯데월드 마케팅부문장 상무는 "VR 판타지아는 국내 중소기업 6곳과 협업해 다양한 VR 체험을 제공하고 있다"며 "시즌별, 테마별로 다양한 VR 콘텐츠를 업그레이드해 선보이고 향후 VR 프로그램을 해외로 수출하는 것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월드 'VR 판타지아'는 가상현실 속에서 짜릿함과 스릴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테마파크 콘텐츠로 충분한 매력을 갖고 있다. '파라오의 분노'나 '자이로스윙'과 같은 대형 놀이기구를 들여오는데 10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데 비해 VR은 기기와 공간만 갖춰지면 콘텐츠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놀이기구를 선보이는 것과 같은 효과를 줄 수 있다.

    그러나 일부 VR 체험은 자유이용권과 상관없이 회당 추가 비용을 내야하고 매번 새롭게 즐기기에는 아직까지 부족한 콘텐츠의 양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롯데월드는 'VR 판타지아'를 오는 6월 18일까지 진행하고 'VR 스페이스'는 상시 운영할 예정이다.

  • ▲ 롯데월드 VR 판타지아에서 한 남성이 VR게임을 경험하고 있다. ⓒ롯데월드
    ▲ 롯데월드 VR 판타지아에서 한 남성이 VR게임을 경험하고 있다. ⓒ롯데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