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사경고 3회에도 불구 제적 대신 졸업
  • ▲ 29일 교육부는 체육특기자 100명 이상 대학 17개교에 대한 학사관리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연합뉴스
    ▲ 29일 교육부는 체육특기자 100명 이상 대학 17개교에 대한 학사관리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연합뉴스


    '비선실세'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의 딸 정유라, 조카 장시호 등이 체육특기자로 대학 입학 후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가운데 상당수 학교가 특기자 학사 관리를 부실하게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장조사 등을 통해 교육당국은 학사경고 누적자 미제적, 부당 출석처리 및 학점 인정, 시험 대리 응시 등 부실 운영 상황을 확인했고 위반 수위에 따라 처분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실시한 '체육특기자 학사관리 실태조사'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체육특기자 부실 관리 의혹과 관련해 교육부는 특기자 선발 전형을 진행하는 전국 101개 대학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앞서 정유라(이화여대)는 출석, 과제물 제출, 시험 등의 재학 중 각종 특혜를 받았고 장시호(연세대)는 학사경고 3차례를 받았지만 제적 등 징계를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었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전체 대학 중 특기생 100명 이상인 17개교에 대한 결과를 발표, 100명 미만 대학의 경우 감사를 통해 향후 상황 파악에 나서기로 했다.

    교육부 대학학사제도과 관계자는 "100명 미만 대학의 경우 자체점검 결과를 보고 받았다. 이들 대학 모두 이상이 없다고 하는데 학교별 종합감사에서 중점적으로 볼 예정이다. 대학 수가 많기에 감사 일정은 특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체육특기생 100명 이상인 대학은 △한국체육대 939명(휴학생 포함) △용인대 782명 △경희대 607명 △조선대 437명 △고려대 서울캠퍼스 162명 △단국대 천안캠 240명 △중앙대 305명 △연세대 225명 △원광대 267명 △동아대 141명 △명지대 214명 △성균관대 164명 △계명대 172명 △경남대 121명 △한양대 123명 △동의대 131명 △영남대 106명 등이다.

    이들 대학별 1996~2016년 학사경고 상황을 확인한 결과, 경고 3회 이상 누적자를 제적하도록 하는 내용을 고려대 등 4개교가 학칙에 규정했지만 이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제적 상황을 보면 고려대가 236명으로 가장 많았고 연세대(123명), 한양대(27명), 성균관대(8명) 등이 뒤를 이엇다.

    교육부는 미제적 현황의 경우 명확한 사실 관계가 확인됐기에 대학명을 공개, 이외 위반 사항들은 확인 과정이 남아 있어 학교 명칭을 제외한 인원 등만 공개하기로 했다.

    위반 사례를 보면 전체 17개 대학 중 9개교는 프로팀 입단자 57명에게 성적 및 학점을 부여했고, 13개교는 출석 일수 미달인 특기생 417명이 학점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수 5명, 학생 8명은 대회 출전 등으로 시험 응시 또는 과제물 제출이 어려운 특기생을 대신해 대리 응시·제출했고, 일부 체육특기생은 병원 치료 사실확인서를 위조해 학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교육부는 해당 체육특기생의 학점 취소, 교수 징계 등을 대학 측에 요구하고 거짓 서류를 제출한 이들의 경우 형사고발을 검토 중이다.

    학사경고 누적자, 중복인원 등을 제외할 경우 처분 대상은 교수 448명, 학생 332명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17개교 모두 위반 사항이 있었다. 미제적 사항은 100% 사실을 확인된 자료다. 나머지 사례는 추가 조사 등이 남아 있고 처분심의위원회 결과에 따라 징계가 내려지지 않을 수 있다. 징계 확정 여부는 소명 절차 등 2~3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고 예상했다.

    이어 "학사경고에 따른 제적 사항이 학칙에 없다면 문제가 안될텐데, 학교 스스로 학칙을 위반한 것이다. 위반은, 위반이지만 처분 시 관행 등 여러가지를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