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하락, 외국인 우호적 환율 환경 구축


  •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거래 비중이 6개월 연속 32%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의 이런 매매 패턴은 사상 처음이다.

    31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외국인 거래가 국내 증시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10월 32.6%, 11월, 33.2%, 12월 32.8%, 올해 1월 33.2%, 2월 35.1%, 3월 34.0% 등으로 6개월 연속 32%를 웃돌았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 이 비중이 3개월 이상 32%를 웃돈 적이 없다"며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역사상 가장 활발한 매매를 진행 중"이라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주식형펀드에서 자금유출이 지속함에 따라 기관 매수 여력이 낮아졌지만 외국인은 거의 유일한 매수 주체로 활약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외국인 매매 비중이 급증하는 것은 주목해야 할 변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초 이후 원/달러 환율이 1200원에서 1110원대로 하락하며 외국인에게 우호적인 환율 환경이 조성된 영향이 크다고 할 수도 있지만 주목할 것은 지난해 9~12월 환율 상승기에도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팔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 확신을 가지고 접근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코스피에서만 10조8천억원을 순매수한 외국인은 올해 들어 5조4천억원을 추가로 순매수했다.

    김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글로벌 평균 회귀선 대비 28.3% 할인 거래되고 있다"며 "지난해 진행된 국내 증시의 이익 수준 향상과 이익 전망치에 대한 신뢰도 회복은 국내 증시의 가치평가 매력을 높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직도 한국 증시는 늘어난 이익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할인 폭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익이 뚜렷하게 증가했지만 주가가 따라가지 못하는 증시, 이것이 외국인이 보는 한국 증시의 모습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연초 이후 코스피 종목에 유입된 5조4천억원의 외국인 순매수 중 98.7%가 대형주와 중형주의 몫이며 업종별로는 이익 증감률이 높은 업종에 순매수가 집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정보기술(IT) 하드웨어 전반과 미디어, 엔터, 철강, 해운, 상사 등이 이에 해당하며 감익 추세가 완화되고 이익 개선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자동차 업종도 매수 비중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종목별로는 아모텍, LG이노텍, 하나투어, 컴투스, LG전자 등에 대한 비중 확대가 뚜렷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