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3조4천억 이탈…지수상승·박스권 탈출 발목 잡아국내 주식형 펀드 실망감 누적…대체 투자상품 증가도 한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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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코스피는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2200선 탈환 기대감을 높였다.

     

    반면 지수 상승에 따라 어김없이 펀드자금이 대규모로 이탈해 추가 상승을 제한하고 있고, 다시 박스권 장세에 돌입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초 이후 3개월 동안 국내외 주식형 펀드에서는 3조4360억원의 투자금이 순유출됐다.


    이는 올 들어 코스피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하자 투자자들이 원금 확보와 차익실현을 위해 쏟아내는 환매물량으로 풀이된다.


    3조4000억원 가량의 순유출 가운데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만 2조9297억원이 빠져나갔다.


    국내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순유입된 날은 올해 들어 지난달 29일 기준 5거래일에 그쳤고 나머지는 모두 순유출됐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자금 이탈은 코스피가 상승세를 타면서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을 위해 펀드 해지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월 2일 2026.16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31일 2160.23로 6.62%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식형 펀드의 환매 행진은 박스권 상단에서 매도하고 하단에서 매수하는 매매 패턴의 연장"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 상황은 기업이익 수준이 한 단계 올랐음에도 차익매물이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이전과 다른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를 대체할 투자 상품이 늘어난 것도 국내 주식형 펀드 환매 행진의 주요 이유로 꼽힌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우리나라 펀드 시장을 보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갔지만 사모펀드로 많은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며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메자닌 펀드나 부동산 펀드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코스피가 박스권에 머무르며 수년 동안 쌓인 개인 투자자들의 시각이 전환되지 않는 이상은 코스피 상승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의 자금유출 패턴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코스피가 박스권을 뚫고 2200선을 돌파해 안착한 이후에는 자금유입이 다시 진행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상반기 중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사드 이슈도 순차적으로 해결된다면 코스피 상단을 돌파할 여지가 많이 생긴다"며 "오히려 지금이 오르기 전에 물량을 담아야 할 시점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