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출범 이틀만에 가입자 6만명 육박…금융권 안착 '성공적'市銀 생체인증서비스 도입·모바일 플랫폼 활용도 높여 고객 지키기

  • ▲ ⓒ 케이뱅크 홈페이지.
    ▲ ⓒ 케이뱅크 홈페이지.


    시중은행들이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1호점 케이뱅크 출범에 바싹 긴장 중이다. 편리함과 금리 경쟁력으로 무장한 케이뱅크가 무서운 속도로 고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어서다.

이에 은행권은 그동안 구축해둔 모바일 플랫폼을 정비하고 생체인증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최대한 고객 지키기에 힘쓸 계획이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케이뱅크 가입자수는 이날 오후 3시 기준 6만 명을 훌쩍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체크카드 발급 수 역시 5만3960장을 기록했고 대출건수도 4123건에 달했다.

기존 은행 상품과 큰 차별점이 없어 흥행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소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자리를 잡는데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단, 예적금과 신용대출 등 상품을 단순하게 출시한 점이 고객들의 마음을 흔든 것으로 풀이된다.

일반 고객들이 인터넷전문은행에 쉽게 첫 발을 들일 수 있도록 오토론이나 주담대, 기업금융 등 복잡한 업무는 모두 걷어냈다. 가장 기본적인 은행 업무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매력적인 금리 조건도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시중은행들이 1.25%를 제공하는 예적금 금리는 최대 2%까지 끌어올렸고, 신용대출은 최저 연 2.73%로 낮게 책정했다.  

모바일에서 상품 가입과 대출 처리 과정을 최대한 단순하게 구현했고 스마트폰에서 보기 편리하도록 특화 폰트를 개발하는 등 디자인에도 공을 들였다. 

또한, 지점 대신 쉽게 찾을 수 있는 편의점에서 현금 인출 서비스를 이용하고 예적금 이자를 음악 이용권으로 제공하는 아이디어로 젊은 고객들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케이뱅크가 가입 고객수를 빠르게 늘리면서 시중은행들도 이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지난 2015년부터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대비해 모바일 플랫폼을 마련하고 생체인증 서비스 도입 등 만반의 준비를 해왔지만 예상보다 시장 반응이 뜨거워 놀랍다는 분위기다.

시중은행장들 역시 케이뱅크 출범일에 맞춰 일제히 디지털 금융 강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데이터 분석 기술 등 디지털 기술을 업무에 접목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언급했고, 위성호 신한은행장 역시 경쟁환경 변화를 정확히 인지하고 디지털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통해 은행업무를 디지털화 해야한다고 당부했다. 

이들 은행들은 기존에 추진하던 핀테크 강화 전략에 더욱 힘을 실겠다는 계획이다. 모바일 플랫폼을 강화하고 보안성 높은 생체인증서비스를 통해 고객 편리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우리은행은 화자 인증 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인 케이뱅크보다 한 발 앞서 음성인식 인공지능(AI) 뱅킹 서비스를 선보였다. 

목소리로 송금과 환전거래가 가능하며 안면인식으로 생체인증 할 수 있는 서비스 출시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국민은행도 모바일 기반 대출상품 라인업을 속속 확대해 나가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에 이어 주택구입자금까지 모바일로 신청할 수 있는 비대면 채널 상품을 출시한 바 있다.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 역시 써니뱅크과 원큐뱅크 등 기존에 마련해둔 모바일 플랫폼 활용도를 높여 고객 유출을 최대한 막을 계획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25년만에 새로운 은행이 탄생하다보니 많은 고객들이 많은 관심을 갖게 보이는 것 같다"며 "주담대나 외화 송금, 소호대출 등 아직 케이뱅크가 진출하지 않은 영역에서 보완점을 찾아보고 경쟁력을 갖춰 탄탄하게 방어태세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