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용 2차 전지 사업, 향후 5년간 '2조' 투입… "중국발 무역 보복 극복" 임직원 전문성 확대 기반 글로벌 경쟁력 확보 '기술마이스터' 제도 눈길
  • ▲ ⓒ삼성SDI
    ▲ ⓒ삼성SDI


    세계 2차 전지 업계를 이끌어가는 업체 중 하나인 삼성SDI가 갤럭시노트7 발화 사고, 북한의 핵에 대비해 국내에 배치한 사드(THAAD)에 반대하는 중국의 무역 보복 등 최근 계속되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내부적인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안전성 강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거래처와의 신뢰를 회복하고 내부 인재 육성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 갤럭시노트7의 발화 사고와 중국의 반시장적 무역 보복 등의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에 2차 전지를 납품했지만 일부 제품이 발화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전량을 회수 결정했다. 삼성SDI는 전방 산업의 부진에 따른 영업손실을 기록할 수 밖에 없었다.

    또 전기자동차 산업의 중심 국가로 성장하겠다는 중국이 최근 북한 핵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국내에 도입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에 반대하며 삼성SDI를 비롯한 국내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업체에 무역 보복을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SDI는 고객사와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제품의 안전성을 보완했고 대외적인 위기에 대해서는 투자 확대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9월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리콜을 발표한 직후부터 삼성SDI는 천안사업장에 비상상황실을 꾸리며 제품 안전성을 위한 혁신을 담당하는 부서를 신설하고 개발부터 제조, 품질관리, 검수 등의 작업을 강화하기 위해 각 분야에 임직원을 대거 투입했다. 

    완제품을 출하하기 전, 최종 검수를 위해서만 1500억원을 투자했고 검수하는 샘플의 수 역시 기존 대비 1000배 이상 늘려 아주 미세한 불량도 잡아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배터리의 안전성을 보완하는데 막대한 투자를 한 삼성SDI는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는 삼성전자의 새로운 스마트폰 '갤럭시S8'에 배터리를 공급하는데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의 발화 사고 원인을 배터리의 문제라고 결론냈지만 신제품 갤럭시S8의 배터리 공급업체로 삼성SDI를 또 다시 선택하면서 깊은 신뢰를 표했다.
    심지어 갤럭시S8의 배터리 80%를 삼성SDI가 맡았다. 

    중국의 무역 보복에 따른 위기에는 투자 확대라는 해결책을 들고 나왔다. 삼성SDI는 소형배터리 사업에서 축적해온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효율·고에너지 밀도의 배터리를 개발, 전기차 시대를 여는데 앞장서고 있다.

    지난달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만 향후 5년간 총 2조원 이상을 투자해 2020년에는 세계 최고 수준을 달성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기도 했다. 

    셀 뿐만 아니라 모듈, 팩 제품을 전시하고 완성차로 연결되는 전기차용 배터리 기술력을 소개해 국내외 관련업계에 삼성SDI 제품의 장점을 소개하고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전기자동차의 미래를 보여주는데 앞장서겠다는 입장이다.


  • ▲ 전동공구용 배터리.ⓒ삼성SDI
    ▲ 전동공구용 배터리.ⓒ삼성SDI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배터리 외에도 삼성SDI는 긍정적인 전동공구용 배터리 시장 상황에 힘입어 수익성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집 꾸미기에 투자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인테리어 시장이 성장하고 자연스럽게 무선 전동공구 판매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삼성SDI는 지난 2005년 국내 최초로 전동공구용 배터리 개발에 성공하면서 당시 90%이상의 시장점유율을 보인 일본 기업들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특히 리튬이온 배터리 저항을 최소화해 열 발생 없이 고전류가 흐를 수 있도록 했으며, 기존 제품에 비해 연속 방전 출력을 50% 증가시켰다.

    용량 또한 기존 제품 대비 33% 향상시켰으며 과충전 방지 물질을 첨가해 발화나 폭발 사고에 대한 위험도 크게 줄인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제품 우수성을 통해 전동공구용 배터리 시장에서 6년 연속 1위를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 2013년부터는 세계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달에는 보쉬와 TTi 등 4대 메이저 전동공구 업체에 판매한 배터리가 12억 셀을 돌파하기도 했다"며 "이는 배터리를 쌓았을 때 지구 둘레를 2번 돌 수 있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내부 인재 양성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삼성SDI 기술마이스터'라는 제도를 도입했다. 

기술마이스터란 기능장 3개 또는 기능장 2개와 기사 1개를 취득한 임직원에게 수여되는 명칭으로, 임직원들의 업무 전문성 배양과 자발적인 학습문화 정착을 독려하고 있다. 기술마이스터가 되면 자격수당, 승격가점의 혜택뿐만 아니라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2015년까지는 기능마스터 제도라는 명칭으로 구미와 청주사업장에서만 진행했다"며 "지난해부터는 기존의 내용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기술마이스터 제도를 전체 사업장으로 확대·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의 제조, 설비, 품질, 인프라 부문에 한정돼 있던 대상 직군에 안전환경 부문이 추가됐다"고 덧붙였다. 회사 측에 따르면 현재 기술마이스터는 총 36명이며, 직원들 사이에선 '샐러던트(샐러리맨+스튜던트)' 열풍과 함께 자기계발에 몰두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기술마이스터 타이틀을 획득한 한 직원은 취득한 자격증들이 실제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직원은 "기술마이스터 제도가 직원들의 자기계발을 장려할뿐만 아니라 그 성과가 자연스레 회사와 공유되고 있다"면서 "업무에 대한 시야도 넓어지고 다룰 수 있는 업무영역도 확대돼 매사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