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개선은 대손비용 급감 영향 탓지난해 신규 영업 실적 KB캐피탈에 크게 뒤쳐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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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캐피탈이 지난해 실적 개선에도 시장 지위는 약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5일 캐피탈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아주캐피탈의 영업이익은 696억원(연결 기준)으로 전년대비 3.9% 증가했다. 첫번째 매각이 추진된 2014년(523억원)에 비해서는 32.9% 급증한 것이다.

    잇딴 매각 무산에도 회사 실적만큼은 최근 2년새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셈이다.

    아주캐피탈의 최대주주인 아주그룹은 지난 2014년 말께 일본계 금융사인 J트러스트에 아주캐피탈을 매각했지만 매각 가격이 맞지 않아 불발됐다. 이어 지난해 하반기 재매각을 추진했지만 적합한 인수후보자를 찾지 못했다며 매각을 철회했다.

    매각 성사여부와 무관하게 실적은 꾸준했다. 뚜렷한 실적 개선 뒤에는 자동차 금융의 힘이 컸다.

    지난해 자동차금융 부문을 통해서만 전년대비 85.2% 늘어난 405억원의 이익을 내 다른 사업 부문의 부진을 만회했다. 

    자동차 금융을 제외한 개인·기업·프로젝트파이낸싱(PF)금융 및 모기지론 등 기타금융 부문에서는 전년 실적의 반토막 수준인 177억원의 이익을 남기는데 그쳤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지난해 말께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기 전까지는 캐피탈업계가 계속되는 저금리 기조와 정부의 유동성 확대 정책 영향으로 금리가 낮았고, 대손비용이 크게 줄어들면서 전반적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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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처럼 아주캐피탈은 실적 개선으로 기업 가치가 높아지는 듯 보이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관리자산 잔액 별도 기준 전체 여신전문기업(103조원, 카드사 제외) 중 아주캐피탈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3.96%(4조1000억원)로 전년도 5.51%에 비해 1.55%포인트 하락했다.

    2007년 10.7% 까지 치솟았다가 2011년 6%, 2015년 5.5%로 내리막길을 걷더니 지난해에는 더 하락한 것이다.

    자동차시장만 따로 봐도 신차 시장에서 2015년까지는 현대·KB캐피탈에 이어 3위 자리를 지켰지만 지난해에는 JB우리캐피탈에 3위 자리를 내주면서 밀렸다.

    아주캐피탈의 영업 실적은 크게 위축됐다. 지난해 리스·할부·대출 등 전 부문의 전체 신규 취급액은 3조4720억원으로 20.7% 감소했다.

    총자산 규모가 비슷한 KB캐피탈의 경우 지난해 6조9474억원으로 같은 기간 50.7%나 급증한 것과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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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문별로 자동차, 건설장비, 중장비 등에 대한 할부금융 부문의 신규 취급액은 지난해 1518억원(연결 기준)으로 전년(5824억원)에 비해 73.9%나 급감했다.

    오토론 등 일반대출은 지난해 2조7801억원으로 전년보다 5.2%, 리스금융은 2209억원으로 41.4% 각각 줄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아주캐피탈은 주력이라 할 수 있는 오토론의 경우 원래 상품 구조상 수익률이 낮아 이 상품을 취급하려면 회사 규모가 클수록 유리한데 아주캐피탈은 신용등급이 내려가고,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과정에 있어 시장 지위나 신규 영업이 예전만 못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