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구르가온 지점 개점 9월 목표…RBI 예비승인 작업 진행 중카자흐스탄BCC 지분 매각 완료·전열 재정비로 해외진출 속도↑

  • 국민은행의 해외 사업 정비 작업이 9부 능선을 넘어섰다. 오랫동안 국민은행의 발목을 잡았던 과제들은 모두 털고 인도와 미얀마 시장에서 화려한 비상을 예고하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인도 구르가온 지점 개점 목표 시기를 올해 9월로 잡고 인도중앙은행(RBI) 예비 승인을 받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인도는 매년 8%의 경제성장률을 기록 중이며 정보통신기술 발달로 디지털 상거래 시장이 매년 40%씩 커지는 등 성장 속도가 빨라 매력적인 시장으로 점쳐지는 곳이다. 이에 시중은행들도 인도에 지점을 개설하고 시장 선점을 위해 발빠르게 뛰어들고 있다. 

인도 시장 공략 바람을 타고 국민은행도 올해는 경쟁사에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드러냈다. 인도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뭄바이에 있던 사무소를 구르가온으로 옮기고 지점 전환을 추진하는 등 속도감 있게 해외 사업을 추진 중이다.

실제로 국민은행은 올해 들어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지금까지는 해외 진출에 주춤하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했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전략으로 해외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일례로 국민은행이 올해 3월 진출한 미얀마 시장 공략 방식을 살펴보면 변화한 면모를 체감할 수 있다.

설립 소요 시간이 길고 과정이 복잡한 은행 지점으로 진출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쉽게 인가를 받을 수 있는 MFI를 선택해 미얀마 진입에 빠른 속도로 성공한 것. 

KB마이크로파이낸스는 미얀마 양곤 1호점에서 영업을 진행 중이며 앞으로 행정수도인 네피도와 만달레이로 영업망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미얀마 전역에 영업망을 구축해 MFI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덩치가 큰 해외 법인은 지점으로 축소해 가성비를 높이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추구한다. 해외 법인을 지점으로 전환하면 국내 본점으로 인식돼 운영되기 때문에 자금 조달이 쉽고 여신 한도 부분에서도 자유로운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월 홍콩법인을 지점으로 바꾼 뒤 KB증권과 KB금융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CIB 허브로 운영 중이다. 홍콩에서는 IB업무 비중이 높은 만큼 최대한 가벼운 형태로 해외 영업점을 유지키로 했다. 

이처럼 국민은행이 올해 해외 사업에 자신감을 갖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답은 해외 영업망 재정비로 해묵은 과제들을 해결한 것에서 찾을 수 있다. 

국민은행은 카자흐스탄 BCC 지분투자 실패로 한동안 해외 진출 트라우마에 시달려왔다. 경쟁은행들이 거침없이 동남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나갈 때 소극적인 자세로 관망세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취임 후 조용히 해외 사업 재정비 작업에 돌입했고 골칫덩이었던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 지분 정리 작업에 마침표를 찍었다.

국민은행은 지난 2월 10일 BCC 지분 전체를 카자흐스탄 테스나(Tsesna) 뱅크 컨소시움에 매각하는 지분양수도 계약을 체결하고 BCC 악몽을 털어내는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지난 2014년 불법대출로 곤욕을 치룬 국민은행 도쿄지점 역시 올해부터는 더욱 안정적으로 영업을 펼칠 수 있게 됐다. 

2014년 9월 당시 일본 금융청은 분기별로 업무개선이행상황을 보고하라고 지시했고 도쿄지점은 이를 위해 충당금을 착실히 쌓는 등 내부 안정화에 힘써왔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일본 금융청은 지난 달 30일 기준 도쿄지점의 이행 의무를 해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해 시중은행들이 해외 시장에 공격적으로 나설 때 국민은행은 조용히 재정비 작업에 집중한 결과 해묵은 고민거리들을 모두 털어내게 됐다"며 "앞으로 KB가 해외에서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