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금융증권부 차진형 기자.ⓒ뉴데일리경제
    ▲ 금융증권부 차진형 기자.ⓒ뉴데일리경제

    다이렉트뱅킹을 기억하나요?

    다이렉트뱅킹은 10년 전 HSBC은행이 선보인 수시입출금 상품이다. 당시 일반계좌인데도 불구하고 연 3.5%의 금리를 줌으로써 출시와 동시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시중은행을 긴장케 했다.

    이후 지점망이 부족한 산업은행, 전북은행 등에서도 소매금융 확대를 위해 다이렉트뱅킹을 시도했지만 지금은 그 흔적조차 찾을 수 없다.

    실패요인은 비대면 채널의 한계, 고금리로 인한 역마진 등을 꼽을 수 있다.

    당시 지금과 같은 휴대폰 화상전화, 신분증 촬영과 같은 IT기술이 보급화되지 못했다. 결국 다이렉트뱅킹을 개설하기 위해선 본인 확인을 위해 지점을 한번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또 고객들에게 높은 이자를 지급하기 위해선 대출 외 채권발행 등 다양한 자금조달 방식이 필요했지만 이를 해결하지 못한 채 역마진에 시달리며 다들 사업을 축소하거나 접어야 했다.

    HSBC는 결국 소매금융사업부를 폐쇄했으며 산업은행과 전북은행은 상품명을 바꾸고 신규 가입을 제한하고 있다.

    얼마 전 출범한 케이뱅크도 시중은행보다 높은 예금금리로 고객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 냈다.

    역시 앞서 설명한 다이렉트뱅킹처럼 초기 고금리 수신 전략으로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기대했던 통신과 금융이 융합된 차별화된 상품은 기대 이하다.

    높은 수신금리, 낮은 대출금리 전략은 고객들을 끌어들이는 데 주요한 마케팅이 될 수 있지만 향후 자금운영 면에선 독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다이렉트뱅킹에서 배웠다.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면 고객들은 보다 높은 수신금리를 요구하게 되고 이에 대한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 다소 무리가 따르는 투자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다이렉트뱅킹도 금리 경쟁에 의해 실패한 점을 감안하면 고금리 전략보다 시중은행과 다른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오히려 휴대폰 할부 구입 시 발생하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지원해 주거나 1만원 이상의 통신비 절약 패키지 등 KT를 통해 과감 없이 시행할 수 있는 금융상품이 더 환대를 받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