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대우조선 노조, 임단협 보류·임금반납 등 사측과 합심현대重, 지난해 임단협 타결 못한 채 파업 등 노사 갈등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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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의 이기적인 행보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다른 조선업체 노조들은 작금의 사태에 함께 대응하자며 힘을 보태는 가운데 유일하게 현대중공업 노조만 사측과 갈등을 이어가고 있는 것. 지난해 임단협을 여태껏 끌어오면서 회사의 발목을 잡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 빅3 중 현대중공업 노조만이 유일하게 사측과 불협화음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최근 사측이 제안한 임금 10% 반납에 동의하는 등 고통 분담에 합의했다. 삼성중공업 노조 또한 불황 극복을 위해 올해 임단협을 잠정 보류하며 조업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노사는 지난 6일 임금 10% 추가 반납, 생산 매진 위한 교섭 중단, 수주활동 적극 지원, 노사확약서 승계 등 4가지 사항을 이행하기로 합의했다. 정부 및 채권단이 2조9000억원 추가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결정하면서 노사 역시 고통분담에 나선 것. 노사확약서 승계 또한 무분규를 통한 안정적인 노사관계로 위기 극복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삼성중공업도 노사가 합심해 불황 탈출에 앞장서겠다는 입장이다. 노사는 지난달 31일 현재 진행 중인 임금협상을 잠정 보류하고, 불황 극복을 위해 한마음으로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모두 자구계획 이행에 대한 이견으로 지난해 임단협을 아직 마무리짓지 못했다. 하지만 삼성중공업은 현재 진행 중인 대형 프로젝트를 적기에 완료해 일감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는 판단 아래 임금협상을 잠정 보류키로 한 것이다.  

     

    이들이 사측에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는데는 전례없는 조선업 불황이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다. 수주가뭄이 지속되면서 국내 조선사들이 생존조차 장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사측과 갈등의 골이 깊어진 현대중공업도 불황이 예외일 수는 없다. 일감 부족으로 지난 3월 울산조선소 5도크 가동을 잠정 중단했다. 군산조선소도 상반기내 가동이 중단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현대중공업은 고용보장을 조건으로 한 기본급 20% 반납안을 노조에 동의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노조는 사측이 제안한 급여 반납안에 강력하게 반발하며 각을 세우는 중이다.

     

    현대중공업은 고용 보장을 위해 기본급 반납은 필수요건이라 설명하고 있지만, 노조의 반발에 지난해 임단협을 아직 타결하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대중공업 내부에서는 올해 임단협까지 같이 진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는 현대중공업 노조의 이같은 행보에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수주가뭄으로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노사 갈등이 또 한번 파업으로 번져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다수 조선사들 노사가 합심해 불황 극복에 나서고 있는데 현대중공업 노조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면서 "이같은 행태가 과연 진정으로 회사를 위하는 길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사업 분할 이후 조선해양부문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는 현대중공업이 노사 문제로 생산 등 여러 계획에 차질이 초래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