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의사회 학회, 전문가들 "기존 세포진 검사 한계"
  • ▲ 싱가포르 종합병원 테이 선 쿠이 교수는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학술대회서 HPV 검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로슈진단
    ▲ 싱가포르 종합병원 테이 선 쿠이 교수는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학술대회서 HPV 검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로슈진단


    자궁경부암 조기진단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현재 정부가 지원하는 세포진 검사 보다 HPV(인유두종 바이러스) DNA 검사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한국로슈진단은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제3차 춘계학술대회에서 세포진 검사의 한계 보완을 위한 방법으로 HPV DNA 검사의 필요성을 짚어보는 자리를 가졌다고 10일 밝혔다.

    자궁경부암은 여성암 중 세계 4위, 국내 발생 7위의 암으로 발병 원인의 99% 이상이 HPV가 원인이 된다. 특히 16번과 18번 바이러스의 경우 자궁경부암 발생 원인의 약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성 HPV 감염율은 자궁경부암 발생 빈도가 높은 국가에서 약 10~20%, 낮은 국가에서 약 5~10% 정도로 집계되는데, 우리나라는 약 10~15%로 보고되고 있다.

    국내 자궁경부암검진 수검률은 2014년 66.1%(개인검진 수검률 포함)인데 연령별로는 30대 여성의 수검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이다.(30~39세 56.1%, 40~49세 72.9%, 50~59세 69.4%)

    자궁경부암 2010~2014년 5년 생존율이 79.7%를 기록했으나, 2001~2005년 생존율인 81.3%에 비해 오히려 낮아져 보다 정확하고 효과적인 자궁경부암 검사의 병행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해 기존 만 30세 이상의 여성에게 무료로 제공되던 자궁경부암 세포진 검사를 만 20세 이상으로 확대하면서 자궁경부암 조기 발견을 위한 지원을 강화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자궁경부나 질에서 떨어져 나온 세포를 관찰하는 세포진 검사의 경우, 자궁경부암의 초기진단과 발생 예측에 있어 한계를 가진다고 지적했다.

    이날 학회에서 ‘자궁경부암 선별검사로써 동시검사의 필요성 및 16∙18형 HPV의 의의’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 테이 선 쿠이 교수(싱가포르 종합병원, 前 싱가포르 자궁병리 질확대경학회 회장)는 "세포진 검사는 자궁경부암 검사의 1차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세포의 변형 유무를 검사를 하기 때문에 바이러스로 인한 잠재적인 암 발생 위험도를 예측할 수 없다"며 "실제 자궁경부암 환자의 1/3이 세포진 검사 결과를 음성으로 판정 받았다는 연구도 있다"고 설명했다.

    로슈진단에서 21세 이상의 여성 4만7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아테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세포진 검사에서 정상 판명된 10명 중 1명은 자궁경부암으로 병이 진행되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16번 및 18번의 고위험군 HPV에 감염된 여성은 세포진 검사에서 정상으로 나왔더라도, HPV가 없는 여성에 비해 자궁경부암의 전암으로 발전할 확률이 35배나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쿠이 교수는 "이런 이유로 해외 주요 국가에서는 자궁경부암 진단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의 세포진 검사외에 HPV 검사를 동시에 권장하거나 선별적으로 권장하고 있다"며 "이미 검사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고 HPV 선별검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부회장겸 학술위원장 정환욱 원장은 "선진국에서는 기존 세포검사 외에도 검사의 민감도를 높이기 위해 자궁경부암 원인 바이러스를 검사하는 HPV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국가검진에서 세포검사와 HPV 검사를 동시에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 HPV예방 백신접종과 HPV 동시 조기 진단이 병행 된다면 자궁경부암의 발생을 현저히 줄일 수 있고, 나아가 자궁경부암이 없어지는 암이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는 30세 이상 여성을 대상으로 2년에 한번 세포진 검사와 HPV 검사를 동시에 받도록 권고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