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쿠르트 아줌마 대상 신제품 취급 설문조사 마쳐 커피, 치즈, 팩, 디저트 이어 죽까지… 신성장 동력 찾기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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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련 사진. ⓒ뉴데일리DB

    "야쿠르트 아줌마, 아침 주세요~"

    한국야쿠르트가 빠르면 다음달 '죽'과 '국' 제품을 내놓으며  2조원대 간편식 시장에 진출한다. 지난해 초 커피와 치즈, 마스크팩, 디저트 등 새롭게 선보인 제품들이 잇따라 좋은 반응을 얻자 올해는 성장세가 큰 간편식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야쿠르트는 전체 매출의 95%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전국 '야쿠르트 아줌마'들을 대상으로 신제품 취급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죽'과 '국'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새롭게 선보이는 제품은 전자레인지에 간편하게 데워 먹을 수 있는 제품으로 '단팥죽'과 '호박죽' 등 2종이 먼저 출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야쿠르트 아줌마는 "다음달 쯤에 죽 신제품이 나온다고 들었다"며 "설문조사도 진행하고 야쿠르트 아줌마들이 취급하는데 어려움이 없는지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어 "취급하는 제품 종류가 많아지고 요즘 앱 찾기로 손님들이 직접 우리를 찾아오는 경우가 많아 매출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전국에서 활동하는 1만2000여명의 야쿠르트 아줌마들이 타고 다니는 전동카트에는 대부분 냉장 기능이 있어 신선 제품을 취급하는데 문제가 없다. 미리 신청하면 새벽 정기 배송도 가능해 직장인을 중심으로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간 한국야쿠르트는 발효유와 건강기능식품, 우유, 과채주스 등의 제품을 주로 선보였지만 신성장 동력으로 커피 사업에 뛰어든 이후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데 전력을 쏟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 2008년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지만 2011년 9000억원대로 떨어진 후 지난해 9805억원을 기록하며 매출 1조원대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발효유가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것은 한국야쿠르트에게 있어 선택이 아닌 필수일 수 밖에 없다. 이에 한국야쿠르트는 커피 시장에 진출하고 수입 치즈, 마스크팩을 판매하는가 하면 이례적으로 '오리온'과 협업해 디저트를 선보이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 선보이게 되는 '죽' 제품은 자회사인 '비락'이나 '팔도'가 아닌 타사와의 협업 제품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식품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야쿠르트나 비락, 팔도에는 간편식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가 없어 다른 죽 공장을 섭외해서 OEM 방식으로 제조하거나 오리온과의 협업처럼 다른 식품업체와 협업할 가능성이 크다"며 "오리온과 협업했을때도 업계에서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이 있었는데 시장 반응이 좋아 타 업체들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 ▲ 한국야쿠르트가 오리온과 협업해 선보인 디저트 제품. ⓒ뉴데일리DB
    ▲ 한국야쿠르트가 오리온과 협업해 선보인 디저트 제품. ⓒ뉴데일리DB


    한국야쿠르트는 지난해 7월 오리온과 제품 판매 활성화와 관련한 업무협약(MOU)을 맺고 그 첫 번째 결과물로 한국야쿠르트의 '콜드브루 by 바빈스키' 커피와 오리온의 '마켓오 디저트 생브라우니' 제품을 묶은 세트 상품을 출시했다. 

    오리온이 60여년간 쌓아온 제조 노하우와 한국야쿠르트만의 촘촘한 방문 판매 시스템이 만나 시너지를 내고 있다. 오리온이 디저트 제품을 생산해 한국야쿠르트로 보내면 야쿠르트 측은 이를 세트 제품으로 구성해 야쿠르트 아줌마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방식이다.

    출시 한달여 밖에 되지 않은데다 테스트 차원에서 판매하다 보니 정확한 판매량을 밝힐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기대 이상으로 소비자 반응이 좋다는 게 양사의 설명이다. 한국야쿠르트와 오리온은 제 2의 협업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다각도로 협의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리온은 한국야쿠르트의 콜드체인과 전국적인 방문 판매망을 활용해 새로운 유통 채널을 확보하게 됐고 한국야쿠르트는 기존 음료에 집중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수 있게 돼 성공적인 협업 사례로 꼽히고 있다"며 "자사의 유통망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식품 제조업체들은 한국야쿠르트와의 협업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다음달 신제품 출시와 관련해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죽이나 국과 같은 신제품 출시 계획은 현재로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며 "신제품 출시는 항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만큼 준비 차원에서 야쿠르트 아줌마들을 대상으로 의견을 취합하는 과정은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는 지난해 2조원 규모를 넘어서는 등 연평균 14.5%의 고공 성장을 거듭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