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리스크 대비 "재무건정성 확보 차원"


  • 대형건설사들이 지난해 최대 호황을 맞은 주택사업을 발판으로 현금보유고를 늘렸다. 다만 미래를 위한 투자 보다는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한 빚 갚기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이는 불안한 주택사업과 해외 리스크를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국내 10대 건설사 2016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현대건설·대우건설·GS건설·현대엔지니어링·롯데건설은 투자활동 현금흐름 규모가 축소됐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526억7800만원 기록하며 최고 성적표를 받았다. 이에 따라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조1499억8400만원으로 직전년 보다 규모를 커졌다. 그러나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2015년 -1조1738억1200만원에서 지난해 -7752억100만원으로 약 4000억원 정도 줄었다.

    투자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라는 의미는 보유한 자금을 부동산·금융상품·시설투자 등에 활용한 금액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의미다.

    건설업은 제조업과 달리 상대적으로 투자개념이 크지 않다. 다만 주택사업 위주로 사업을 펼치는 건설사 투자활동이 축소됐다는 것은 토지확보에 소극적이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대우건설도 주택사업을 발판으로 지난해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직전년 대비 3000억원 증가한 8167억8421만원을 기록했다. 반면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2617억5659만원으로 전년 대비 반토막 이상 줄었다.

    특히 유형자산 취득에 투입된 비용이 2015년 4405억원에서 비해 2016년 2735억원으로 절반 정도 줄었다. 이에 따라 재고자산 중 용지부분은 5816억6600만원으로 직전년 9212억7100만원 대비 약 40% 감소했다. 이는 앞으로 주택사업 축소를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A건설 관계자는 "건설업 특성상 실질적인 차원에서 수백억대 수준 변동은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다"면서도 "현금확보는 미래 리스크 발생 여부와 사업 다각화를 위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일부 건설사들은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빚 탕감에 상대적으로 적극적이었다. 앞으로 예상할 수 없는 주택사업을 대비하기 차원으로 해석된다. 이는 현금흐름 활동에서 나타났다. 현금흐름 활동 마이너스는 사채 발행 등에 따른 현금유입보다 차입금이나 회사채상환이 상대적으로 많았다는 뜻이다.

    현대건설 재무활동현금흐름은 2015년 307억900만원에서 2016년 -1768억5400만원으로 마이너스 전환됐다. 유입액과 유출액 모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유출액 규모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특히 건설사들은 단기차입금 규모 줄이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단기 차입금 비중이 높아지면 상대적으로 재무위험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대림산업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도 직전년 5106억8247억원에서 지난해 -462억7001만원으로 마이너스 전환됐다. 이 중 △단기차입금 상환 1조7429억8689만원 △장기차입금 상환 783억3700만원이 투입됐다. 

    현대엔지니어링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2015년 -437억6345만원에서 지난해 -919억6282만원으로 두배 이상 늘었다. 이는 현금유입액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탓이 크다.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입액은 2015년 1995억7685만원에서 2016년에는 57억9786만원으로 크게 줄었다. 반대로 유출액 중에선 단기차입금 54억4331만원을 상환했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3배 이상 금액이 커졌다.

    롯데건설도 단기 유동성 확보에 집중했다.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2015년 -912억9603만원에서 지난해 -4178억8052만원으로 규모를 키웠다. 이 중 단기차입금 상환에 전년 대비 4배 이상 늘어난 462억6361만원을 투입했다. 

    B건설 관계자는 "해외사업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현금보유고를 늘리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부채를 낮춰 재무건전성을 확보해 미래 리스크를 대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현금이 많은 건설사도 차입금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단기차입금이 많다는 것이 유동성에 문제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