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조사결과 B/C 0.94로 미달… 계층화 분석(AHP)값 기준치보다 고작 0.007 높아국토부 "기본계획 수립해 2021년 착공… 2026년 개항할 것"
  • ▲ 김해공항 계류장.ⓒ연합뉴스
    ▲ 김해공항 계류장.ⓒ연합뉴스

    영남권 신공항의 대안으로 채택된 김해신공항이 '턱걸이'로 예비타당성 조사(이하 예타)를 통과했다.

    국토교통부는 후속 절차를 밟아 2026년 차질 없이 개항하겠다는 태도다.

    영남지역 숙원사업이던 신공항 건설이 백지화한 가운데 예타를 간신히 통과하면서 정부가 예타 통과를 짜 맞춘 것 아니냐는 의견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국토부는 10일 김해신공항 건설사업에 대한 예타가 종료됐다고 밝혔다.

    예타 결과 김해신공항 건설은 총사업비 규모 5조9600억원이 들 것으로 조사됐다. 비용대비 편익비율(B/C)은 0.94, 지역균형발전 등 계층화 분석(AHP) 값은 0.507이 나왔다.

    김해신공항은 영남권 5개 지방자치단체의 합의에 따라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이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을 벌여 지난해 6월 최적의 안으로 채택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같은 해 7월부터 예타를 벌여 이날 결론을 냈다.

    국토부는 예타가 종료됨에 따라 공항개발 기본계획 수립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2020년까지 기본·실시설계를 하고 2021년 착공해 2026년 개항한다는 목표다.

    사업이 추진되면 김해공항 서편에 연 3800만명이 이용할 수 있는 활주로를 비롯해 국제선 터미널과 계류장 등 공항시설을 짓는다.

    국토부는 활주로 길이는 3.2㎞로 건설하고 24시간 공항 운영은 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세웠다.

    신규 국제선 터미널에 접근하기 위한 도로·철도 접근교통망도 건설한다.

    사업비는 영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단계 때 4조1700억원으로 추산됐으나 이번에 1조7900억원이 늘었다.

    공항개발 기본계획에는 공항개발 예정지역의 범위와 공항 규모·배치, 건설·운영계획 등이 포함된다.

    국토부는 기본계획 수립과 함께 소음조사와 전략환경영향평가 용역을 병행한다는 구상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김해신공항은 영남권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항공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법이 될 것"이라며 "편리한 항공서비스는 물론 지역경제 발전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예타를 턱걸이로 통과하면서 용역이 정부 입맛대로 짜 맞춰진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예타 결과 경제성을 나타내는 B/C는 0.94로 조사됐다. B/C가 1을 넘어야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이번 예타 통과는 AHP값이 기준치인 0.5보다 높게 나왔기 때문에 가능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예타 검토 기간이 지연됐음에도 기준치를 불과 0.007 넘기는 수준에 그치면서 용역 결과가 발주처 입맛에 맞게 조정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AHP에는 지역균형발전뿐만 아니라 정책성 등의 변수가 포함된다.

    국토부 설명으로는 이번 예타 결과는 예상보다 많게는 3개월 남짓 늦어졌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KDI에서 예타 결과를 짜 맞췄을 리 만무하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예타는 1년쯤 걸린다. 정부는 지난해 말이나 올해 1월까지 조기에 조사를 끝낸다는 견해였다"면서 "KDI에서 국제선 수요 증가는 물론 도로·철도 접근망 등을 검토사항에 추가하면서 결과가 늦어진 것 같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이는 3개월 이상 영남권의 폭발적인 항공수요와 접근망을 추가로 검토했음에도 경제성이 없고, AHP값도 0.007을 넘기는 데 그쳤다는 얘기여서 사업 추진의 타당성을 놓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