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제조업체 기업경기전망지수 89, 수출부문 온기 내수 확산 여부 불분명中 사드보복·트럼프 리스크·원자재가 변동성 등 경기회복 걸림돌 지적
  • 올 2분기 제조업체 체감경기가 기준치를 밑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11분기, 무려 2년9개월간 연속된 기록이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수출부문 체감경기는 개선됐지만, 내수경기는 여전히 어려울 전망이다.

  • ▲ 2015년부터 올해 2분기까지 대한상의가 발표한 경기전망지수. ⓒ대한상공회의소
    ▲ 2015년부터 올해 2분기까지 대한상의가 발표한 경기전망지수. ⓒ대한상공회의소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가 최근 전국 22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017년 2분기 경기전망지수(BSI: Business Survey Index)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국 경기전망지수는 89로 집계돼 지난 1분기에 비해 21p 상승했다고 11일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4년 3분기(103) 이후 11분기 연속 기준치(100)를 넘지 못해 긍정적 전망보다 부정적 목소리가 높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국내 정치상황과 미국 대선결과를 둘러싸고 불확실성이 고조됐던 지난 1분기에 비해 크게 개선되기는 했지만, 체감경기는 여전히 어두운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출 호조에 따른 내수 낙수효과가 예정보다 크게 약화됐다는 점에도 반도체, 석유제품 등 수출부문의 온기가 내수부문을 포함한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고 전망했다.


    수출부문의 2분기 경기전망은 103으로 전분기(82) 대비 21p 상승했다. 2년만에 기준치를 넘어선 수치다. 2015년부터 계속된 수출감소세가 최근 5개월 연속 증가세로 돌아서며 수출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내수부문의 경기전망은 87을 기록해 전분기(71) 대비 16p 상승했지만 수출부문에 비해 16p 낮다.


    이와 관련 조성훈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2016년 가계 월평균 실질소득이 전년대비 0.4% 감소하는 등 한국의 실질소득 증가율은 2000년대 이후 GDP 증가율을 지속적으로 하회하고 있다"면서 "인구 고령화와 높은 가계부채 수준 등 구조적인 문제로 민간소비의 약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규모별 경기전망지수를 살펴보면 대기업이 95로 중소기업(90)에 비해 5p 높았고, 지역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상반기 내 예산 조기집행의 기대감이 작용한 광주와 평창촐림픽 대회시설 등 SOC 투자가 진행중인 강원은 각각 113, 111을 기록했고, 충북(102)과 제주(101), 대전(100)이 뒤를 이으며 기준치를 상회한 반면, 나머지 12개 지자체는 기준치에 미치지 못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업체들은 우리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대외 불확실성 요인을 묻는 설문에 美-中 양강의 통상압박을 꼽았다. △중국의 사드보복 등 비관세장벽(59.2%) △미국 트럼프 리스크(47.9%) △원유 등 원자재가 변동성(38.3%) △북한리스크(14.4%) 순으로 조사된 것.


    중국의 사드보복 조치로 기업경영에 영향을 받고 있느냐는 설문에도 절반(50.9%)이 그렇다고 응답했고, 트럼프 리스크와 관련한 우려사항으로 '달려환율 변동 가능성'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반덤핑 관세 등의 수입규제' 등을 꼽았다.


    아울러 응답 업체들을 대내 불확실성 요인으로 △정치·사회 불확실성(69.5%) △정부 콘트롤타워 부재(47.6%) △금리변동 가능성(37.6%) △가계부채 문제(18.9%) △국회의 규제입법(14.1%) 등을 들었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만에 주요국 경제가 동반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우리 기업들이 국내경기 회복의 기회로 활용하는데 제약요인을 통해 기업이 적극적으로 일을 벌일 수 있도록 도와주고, 통상압박과 규제입법 등의 불안감을 해소해 주길 희망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대한상의 경기전망지수는 100이상이면 다음 분기 경기가 이번 분기보다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은 것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