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 저성장 시대 일본기업 성장전략 분석 보고서 발간시장·제품·가치·사업 4대 차별화가 핵심…"국내 기업 참고 해야"
  •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경기전망지수가 11분기째 기준치를 넘지 못하는 등 국내 경제의 저성장기조가 장기화될 조짐인 가운데 일본기업들의 장기불황 돌파 사례가 눈길을 끈다.

     

    KOTRA(코트라)는 최근 일본기업의 경영사례에서 시사점을 찾기 위한 연구를 진행, '저성장 시대, 일본기업의 성장전략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를 11일 발간했다.


    보고서를 살펴보면 일본기업들은 △시장 △제품 △가치 △사업의 4대 차별화전략으로 잃어버린 20년의 장기불황을 돌파했다. 이는 새로운 성장전략을 준비하는 국내 기업이 참고해야 할 사안 중 하나다.


    물론 아베노믹스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비판은 엇갈리고 있다. 하지만 일본기업의 수익개선은 장기불황 극복 시나리오의 첫 관문을 통과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아베노믹스는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구조를 통해 '기업수익 확대→설비투자 증가→고용확대→개인소비 확대'라는 파급 메커니즘 작동을 기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본경기 선순환의 출발점인 기업수익은 최근 3년간 연속 과거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으나, 고용환경 개선에도 여전히 위축된 소비심리는 경기회복을 제약하는 최대 걸림돌이다.


    코트라의 이번 연구에 따르면 일본기업은 '잃어버린 20년'을 탈피하고자 4가지 핵심 성장전략을 도출했다.

     

    우선'시장'의 경우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신흥국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다. 유아용 기저귀 아시아시장 점유율 1위 '유니참', 전자상거래를 통한 아프리카 중고차 수출성공 '비포워드', 인도 자동차시장 점유율 1위의 '스즈키'가 대표적이다.


    유니참은 철저한 현지화와 가격 효율성을 극대화해 점유율을 지켜냈고, 설립 10년만에 500억엔 매출을 달성한 '비포워드'는 매출의 70%를 아프리카에서 창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아프리카 고객에게 해당국 인재 채용, 모국어 서비스 등의 감동을 제공해 성공적으로 진출했다는 설명이다.


    '제품'의 경우, 경쟁사가 모방할 수 없는 히트상품을 개발하는 것 자체가 블루오션을 창출할 수 있다. 모방 불가능한 품질경쟁력으로 연이어 히트상품을 내놓고 있는 일본기업의 성공비결은 다른 업종 기술기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이다.


    '유니클로'는 폴라폴리스 자켓 '플리스'와 보온내의 '히트텍' 등 고기능·저가격의 혁신적 제품을 성공시켰다. 트렌드와 스타일뿐만 아니라 소재와 기능혁신을 통해 상품을 개발·생산해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


    특히, 유니클로는 일본 섬유산업에서 30년 이상 경험을 가진 장인 '미코토 팀'을 현지공장에 파견해 기술 지도를 하는 등 품질관리 체계도 강화했다.


    아울러 '도레이'는 장기적 시점의 R&D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세계 1위의 첨단소재를 개발했다. 항공기 및 자동차의 경량화를 위한 핵심소재인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을 개발한 도레이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며 지속정인 성장을 달성하고 있다.


    세 번째,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차별화 전략으로 승부한 대표적인 일본기업으로는 '돈키호테'와 '무인양품'이 있다. 전자는 쇼핑의 즐거움을 제공하는 시간소비형 점포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고, 후자는 '브랜드가 없는 브랜드'라는 역발상으로 간소함과 단순함을 중시한 제품기능의 차별화에 집중했다.


    이들 기업의 가치 창출은 소비자에게 맞춰져 있다. 돈키호테는 빠르게 변화하는 수요 반영을 위해 본사 권한을 축소하고 현장 우선주의로 대응했고, 무인양품은 '이것이 아니면 안 된다'에서 '이것으로 충분하다'는 소비자의 심리를 이용해 가치혁신에 성공했다.


    아울러 '아사히그룹'과 '후지필름'은 M&A를 통한 대담한 경영혁신으로 기술본업 위주의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구축했다.


    아사히는 정체된 기존 주류시장에서 활로를 찾기보다 음료, 식품, 국제사업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본업과 관련성이 높은 국내 M&A로 핵심역량을 강화했다. 후지필름은 2년간 '기술재검토' 후 자신의 강점을 활용해 30건 이상의 대담한 M&A를 통해 의료영상처리 및 복사프린터사업 등 대담한 사업교체를 단행했다.


    급격한 비즈니스 환경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하고 제품과 서비스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업재편 등 기업단위의 과감한 경영혁신이 필요함을 잘 보여주는 부분이다.


    윤원석 코트라 정보통상지원봉부장은 "저성장 위기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우리기업의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면서 "저성장 시대에 비효율적 삭감은 궁극적으로 기업생존에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재도약한 일본기업들의 '성장' 전략을 재조명하고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