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교육부 투자심사… 교육부 "세대 수 적어 학교 운영 어렵다"
  • ▲ 등교하는 초등학생 ⓒ 연합뉴스
    ▲ 등교하는 초등학생 ⓒ 연합뉴스



    교육도시를 표방하는 경기도 시흥 배곧신도시 내 일부 초등학교의 개교가 불투명하자 과밀학급과 원거리통학 문제를 우려하는 지역주민의 반발의 목소리가 높다.

    시흥교육지원청은 오는 13일 배곧신도시 내 군자1초(가칭) 설립을 위한 교육부 투자심사를 진행한다고 11일 밝혔다. 교육부는 학령인구 감소와 세대수 부족을 이유로 지난 2015년부터 네 차례에 걸쳐 군자1초 설립을 반려했다.

    지역주민들은 학교설립과 관련한 민원을 교육부와 지역교육지원청에 계속해 제기하고 있다. 특히 올해 8월 중 군자1초 부지 인근의 840여 세대의 E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는 만큼 군자1초의 설립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군자1초의 설립이 어려울 경우 올 하반기 중 입주할 170여 명의 초등학생은 E아파트에서 가장 가까운 배곧초등학교 또는 인근 지역인 정왕지구 내 함현초등학교로 배정된다. 군자1초의 설립이 결정되면 각 학교에 임시로 배치하고 군자1초 완공 후에 재배치된다.

    배곧초등학교의 경우 지난해 학급당 학생 수가 경기지역 평균 학생 수보다 5명 많은 35명으로 과밀학급 문제를 겪었다. 현재 배곧초등학교는 음악, 체육실 등 특별교실을 활용해 학급 수를 36학급에서 51학급으로 크게 늘린 상태로 교육시설이 여전히 부족하다.

    정왕지구에 위치한 함현초등학교의 경우 입주 예정 아파트에서 3km 정도 떨어져 있어 도보 통학 시 편도기준 약 50분이 소요된다. 통상 초등학생 적정 통학 거리를 1.5km 이내로 정하는 것을 고려할 때 원거리통학이 문제가 발생한다. 교육부는 원거리 통학생을 위해 통학 버스 등을 대안으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 2017년 8월 입주 예정인 E아파트~함현초교 간 통학거리 ⓒ 네이버지도 캡쳐
    ▲ 2017년 8월 입주 예정인 E아파트~함현초교 간 통학거리 ⓒ 네이버지도 캡쳐



    배곧신도시 입주자 A씨는 "교육도시를 표방하는 배곧신도시에서 과밀학급 논란이 빚어지는 상황이 황당하다"면서 "학령인구 감소와 직선 통학 거리 등 통계자료만을 바탕으로 한 일률적인 판단 대신 지역 학생들의 편의를 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백 경기도의원(시흥3)은 "교육부가 제안한 정왕지구 분산배치와 셔틀버스 등은 무책임한 대안이며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라며 "학교 신설 문제의 경우 지역 여론을 반영한 종합적 판단이 필요하며 배곧신도시의 경우 꾸준히 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초등학교 설립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시흥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군자1초의 신설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으며 13일 투자심사 이후 교육부의 방침에 따라 입주민 의견수렴을 거치는 등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지역 여론에도 교육부는 학교 신설 여부를 섣불리 결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통상 한 곳의 초등학교 설립을 위해서는 4000가구 정도의 세대 수가 충족돼야 하며 군자1초의 경우 인근 가구 수가 3000가구에 그친다"며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말 투자심사에서 정왕지구 연계 배치 등을 통보했으며 신설이 반드시 필요하다면 초·중학교 통합형 학교 운영 등이 검토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는 2019년까지 약 2만1000세대의 입주가 예정된 배곧신도시는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대우해양조선연구소 등이 위치한 교육 특화 도시로 조성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