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에 17일까지 회신 해달라 최후통첩, 사실상 우선매수권 포기향후 6개월 내 딜 마무리 안되면 매각 무산, 재매각 시 재도전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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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이 금호타이어 매각 무산에 무게 중심을 두고 다음 플랜을 준비 중이다. 사실상 우선매수권을 포기하고, 채권단과 더블스타의 딜이 깨질 가능성을 염두하고 있는 것이다. 6개월 안에 매각이 마무리되지 못하면 재매각 수순을 밟게 되는데, 이때 원점에서 다시 인수전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오는 17일까지 산업은행에게 컨소시엄 허용과 매매조건 확정에 대해 통보해 달라는 최종 공문을 지난 12일 발송했다.

     

    산업은행의 회신이 없을 경우 우선매수권을 포기하겠다는 최후 통첩이다. 산은이 박삼구 회장에게 19일까지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밝히라고 한 것보다 데드라인이 더 이르다. 타의에 의해서 우선매수권 박탈이 아닌 자의적으로 포기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겉으로는 금호타이어 인수에 손을 든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음 상황을 대비하고 있는 셈이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가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밝힌 시점에서 6개월 이내에 딜이 최종 마무리 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매각은 무산되고 재매각 절차를 밟아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즉, 6개월 이내에 딜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박삼구 회장은 더블스타와의 이번 매각이 무산되고 재매각이 이뤄질 경우 재인수에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그 동안 자금 마련의 시간도 벌 수 있어 나쁠게 없는 상황이다.

     

    우선 금호타이어 노조의 반발이 첫번째 걸림돌로 지적된다. 노조는 더블스타가 인수 이후 5년 이상의 고용보장을 요구하고 있지만, 더블스타 측은 2년으로 제한하려고 계획 중이다. 때문에 노조는 생존권이 걸린 문제로 인식, 결사 반대 의지를 보이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상표권 문제도 해결이 쉽지 않다. '금호' 상표권은 금호아시아나그룹(금호산업)에 있는데, 상표권 사용에 대한 합의가 안되면 금호타이어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한 이후에 예를 들어 '더블스타타이어'로 제품을 판매할 경우 국내 소비자들한테 외면 받을 가능성이 크다. 상표권 사용이 합의되지 않으면 9550억원이라는 매각 가격도 제값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

     

    앞서 산은이 더블스타에 상표권 사용을 20년(5년간 의무+15년간 선택적 사용) 보장 등에 합의했지만, 실제로 상표권을 갖고 있는 금호산업과는 합의되지 않았다. 박삼구 회장의 우선매수권 포기 상황에서 금호산업이 순순히 상표권 사용에 합의해줄리가 없다.

     

    이외에도 방산사업 분리 매각이나 차입금 만기 5년 연장 같은 선행조건도 6개월 안에 해결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울러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한 국내 기업들의 피해가 큰 상황에서 5월 9일 치러질 대선도 변수로 꼽힌다. 차기 대통령이 중국기업의 금호타이어 인수에 제동을 걸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