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슈 방어전략·삼성바이오 경쟁 등 과제 해결이 관건


  • 셀트리온이 항암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에 대한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면서, '램시마'의 뒤를 이은 성공작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관건은 미국서 진행 중인 특허 관련 소송, 오리지널 개발사인 로슈의 방어전략에 대한 대응, 삼성바이오에피스와의 경쟁 등이다.

    1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허쥬마의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인 유방암치료제 '허셉틴'은 지난해 연간 7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린 블록버스터 신약이다.

    최근 특허만료가 임박하면서 현재 유럽 EMA(유럽의약품청)에 바이오시밀러 허가신청을 제출한 업체는 셀트리온을 포함한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3곳이다.

    셀트리온은 허쥬마의 유럽 허가신청에 이어 최근 일본 후생노동성에도 판매 허가를 신청했다. 정식 판매는 내년이 될 것으로 전망되며, 유통은 램시마의 일본 유통을 맡아온 니폰가야쿠가 담당한다.

    여기에 셀트리온은 미국 시장의 조기 진출을 위한 특허 소송도 진행 중이다. 셀트리온은 미국특허청에 제넨텍을 상대로 허셉틴 관련 특허 총 5건에 대한 무효심판을 청구한 상태다.

    제넨텍은 허셉틴 개발사인 로슈의 자회사로 허셉틴의 특허권을 오는 2030년까지 보유하고 있다.

    허셉틴의 특허만료는 당초 2019년이었지만 제넨텍이 바이오시밀러 진출 저지를 위해 유사특허를 신청하면서 특허만료기간을 2030년까지 연장시켰다. 해당특허는 약물의 투여 용량과 전달 방법에 관한 용법특허 등이며, 2019년 만료되는 물질특허에 대한 소송은 진행하지 않는다.

    셀트리온은 이미 류마티즘 관절염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미국시장 진출 때도 특허소송에서 승소를 이끌어 냈던 경험이 있는 만큼 허쥬마의 특허소송 역시 기대를 걸고 있는 분위기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오리지널 의약품의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하려면 기존 특허를 무력화하는 전략이 필수적”이라며 “특허소송과 별도로 올 상반기 중으로 미국 FDA에 허쥬마의 판매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오리지널 개발사인 로슈가 셀트리온 등의 바이오시밀러 공세에 방어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는 점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로슈는 지난 3월 허셉틴과 퍼제타 병용 요법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했다. 임상결과 유방암 1차치료제인 허셉틴에 퍼제타를 병용하는 경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약효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로슈는 허셉틴과 퍼제타의 병용요법이 초기유방암 1차 표준 치료요법으로 자리잡도록 허셉틴 시장 방어 전략을 세우고 있다"며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는 국내 업체에겐 리스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의 경쟁도 허쥬마의 성공여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럽시장에서는 셀트리온과 비슷한 시기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획득할 가능성이 높아 국내 업체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실제 류마티즘 관절염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경쟁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선두주자인 셀트리온 '램시마'에 크게 밀렸기 때문에 후발 제품인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경쟁에는 의욕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셀트리온 램시마는 1조5000억원대 유럽시장에서 4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플릭사비'는 지난해 유럽 매출이 10만달러(약 1억원)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유럽 레미케이드 시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장 선점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비슷한 시기 허가받게 될 경우 마케팅 싸움에서 성패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