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여객사업 진출 계획 없어, 재무적 목적 위한 투자 '강조'케이에어항공, A320 8대 주문 등 통큰 베팅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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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그룹이 계열사를 통해 LCC(저비용항공사) 투자에 나섰다.


    13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한화테크윈과 한화인베스트먼트는 충북 청주를 기반으로 한 지역 항공사인 케이에어항공에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했다. 투자규모는 약 160억원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업계에서는 한화가 LCC 시장에 본격 진출하려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진그룹(진에어), 금호아시아나그룹(에어부산·에어서울)에 이어 한화그룹까지 3대 대기업이 경쟁체제를 형성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는 것.


    특히, 한화가 국내 LCC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것은 물론 항공엔진을 생산하는 한화테크윈 등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노린 선택일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실제 한화테크윈의 엔진사업은 안전에 직결되는 항공기 엔진을 개발, 생산, 정비하는 첨단기계산업의 선두에 있으며, 내수와 수출 비중은 5:5 규모로 해외 선진시장 및 신흥시장 중심으로 수출이 확대되고 있다. 한화테크윈의 항공 엔진 부문 매출 비중은 4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에어가 국토교통부 사업 면허를 받아 운항에 나서게 되면 향후 자체 부품 조달 등의 공급도 가능할지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재무적인 이익을 위해 투자했다"면서 "그룹 내 투자회사인 한화인베스트먼트가 여러가지 투자의 방법 중 하나로 진행한 사안으로,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가 많이 생기고 있는데 사업 초반 투자금 부담을 염두에 두고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3월 말 투자금이 납입된 상태로 한화테크윈과 한화인베스트먼트의 투자비율은 정확히 밝힐 순 없지만 비슷한 수준"이라며 "향후 항공여객사업 진출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이미 투자금 납입이 종료됐기 때문에 항공사 운영 이익이 나면 배당을 받는 식의 수익금을 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화그룹의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한화가 한화테크윈 지분 32.35%를 보유하고 있고, ㈜한화는 한화케미칼 지분 35.89%를, 한화케미칼이 한화인베스트먼트 지분 5.39%를 보유한 형태다.


    케이에어항공은 청주를 거점으로 지난해 설립된 신흥항공사로, 동북아시아 지역을 잇는 국제 노선 운항을 준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달 에어버스 A320 항공기 8대에 대한 확정주문을 체결했다.


    이를 두고 당시 LCC 업계에서는 첫 출범에 이렇게 많은 항공기를 주문한 저비용항공사는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케이에어항공이 주문한 A320 항공기는 현재까지 1만3000대가 수주돼 전 세계 항공사 400여곳에서 운영 하고 있으며 최대 240명의 승객 수용이 가능하다.


    케이에어항공의 통 큰 베팅 소식에 승무원 채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A320 도입 시기가 명확히 발표되지는 않았으나 항공기 8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100명 이상의 승무원이 필요하다는 것.


    저비용항공사 중 남다른 스케일을 자랑하는 케이에어항공은 한화그룹의 투자 소식이 더해지면서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이번 케이에어항공 투자에 참여한 한화인베스트먼트는 한화그룹 내 투자회사로 지난해 25억98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으며 IT, BT, 신성장산업 중심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