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현대·기아차 나란히 판매 감소올해 미국만 세 번째…연이어 중국行 전망
  • ▲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2017 CES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현대차
    ▲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2017 CES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현대차

     

    현대·기아차의 올해 판매목표 달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중국과 미국 등 해외시장 판매 부진 여파다.

    판매목표는 전년 대비 1.5% 증가한 825만대를 제시했지만, 1분기 성적은 3.5% 감소한 총 174만9258대에 그쳤다.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역성장한 결과다. 


    이에 따라 일선에서 현장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정의선 부회장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특히 연이은 미국 방문은 판매가 부진한 시장을 직접 점검하는 것이어서 이목을 끌고 있다.


    13일 현대차에 따르면 정의선 부회장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17 뉴욕 국제 오토쇼'에 참석했다.


    정 부회장의 미국 방문은 볼륨모델인 '쏘나타 부분변경 모델(현지명 2018 쏘나타)과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기대주인 중형 SUV 콘셉트카 'GV80' 공개를 챙기기 위한 것도 있지만, 현지 시장을 점검하려는 목적이 더 크다.


    실제로 그는 모터쇼에 앞서 미국 앨라배마 공장을 방문해 생산현황을 챙기고, 미국판매법인을 찾아 업무보고를 받는 등 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정 부회장의 미국 방문은 올 들어서만 세 번째다.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 이어 2월 LA 제네시스 오픈에 참석한 바 있다.

  • ▲ 현대차그룹 양재 사옥.ⓒ뉴데일리
    ▲ 현대차그룹 양재 사옥.ⓒ뉴데일리


    그가 미국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판매 부진과 수익성 저하 탓이다.


    올 1분기 현대차는 미국에서 16만8792대, 기아차는 12만7728대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 12.7% 하락한 수치다.


    미국은 전체적인 자동차 산업 둔화와 인센티브 상승으로 경쟁사들 역시 곤혹을 겪고 있다. 전미자동차딜러협회(NADA)는 올해 미국 신차판매가 전년 대비 1.6% 줄어든 1710만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자동차 회사간 경쟁은 더욱 가열되면서 출혈 경쟁마저 일고 있다.


    실제로 3월 GM·포드·크라이슬러의 인센티브는 1대당 4415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4.5% 증가했다. 일본차 3사(토요타, 혼다, 닛산) 역시 2744달러로 17.4% 늘었다. 현대·기아차 역시 2798달러로 11.2% 상승했다.


    판매는 감소하는데 인센티브 상승폭은 늘면서 미국 시장에서 현대·기아차는 수익률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중국도 문제다. 사드 여파로 반한감정이 확대되면서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 특히 현지 브랜드와 일본 3사가 반사효과를 누리면서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올 1분기 현대차는 20만5048대, 기아차는 8만9121대를 중국에서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4.3%, 35.6% 감소한 수치다.

  • ▲ 제네시스 SUV 콘셉트카 GV80 ⓒ현대차
    ▲ 제네시스 SUV 콘셉트카 GV80 ⓒ현대차


    중국 전체 시장 감소율(-0.7%)을 훌쩍 넘어선 성적이다.


    동기간 Geely는 87.6%나 성장한 24만9307대를, Changan은 33만7538대(10.9%), Great Wall은 22만149대(8.2%) 판매했다. 일본차 3사도 혼다가 30만6194대(17.0%), 닛산 26만7032대(5.4%), 토요타 26만3566대(-0.8%) 팔았다.


    시장점유율도 반토막 났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12월 8.8%를 차지하며 호조세를 기록했지만, 올 들어 사드 부담이 커지면서 1월 6.6%에서 2월 6.0%, 3월 3.7%로 급감했다.


    이에 업계는 정의선 부회장이 미국에서 바로 중국으로 건너가 시장 점검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상하이모터쇼가 오는 19일 열리기 때문에 이에 맞춰 이동할 것이란 관측이다. 현대차는 이번 모터쇼에서 중국 전략형 소형 SUV, 중형 세단을 기아차는 중국 전용 소형차 2종을 최초 공개할 계획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위기 속에서도 공격경영으로 성장세를 이어온 현대차그룹답게 정의선 부회장이 현장을 돌며 직원들의 사기 진작에 나선 것으로 판단된다"며 "미국과 중국 모두 올해 자동차 시장 전망이 어두워 '3년 연속 글로벌 판매 목표 달성 실패'란 오명을 피하기 위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