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현대오일뱅크 도입 결정 및 SK이노베이션 경제성 검토 나서현물 거래 기반 '안정적 공급' 낮지만 중동 절대 의존 '구조적 한계' 극복
  • ▲ GS칼텍스 여수 제2원유부두에서 미국산 석유를 하역하고 있다.ⓒGS칼텍스
    ▲ GS칼텍스 여수 제2원유부두에서 미국산 석유를 하역하고 있다.ⓒGS칼텍스


    정유업계가 셰일가스(shale gas) 덕분에 저렴해진 미국산 석유를 도입하면서 중동산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에 이어 현대오일뱅크가 미국산 석유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미국산 석유 도입에 대해 경제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정유업계가 미국산 석유 수입에 적극 나서면서 중동산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동안 국내 정유사들은 중동 보다 운임 비용이 더 많이 발생하는 북미에서 석유를 수입하는 것은 경제성이 없다고 판단했지만 최근 운임 비용을 지불하고도 이익이 남을 만큼 저렴해진 미국산 석유의 영향으로 수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미국은 셰일가스 개발로 자국의 석유 가격이 지나치게 떨어지자 41년간 유지했던 '에너지원 수출금지'를 최근 해제했다. 국제 시장에 나온 미국산 석유는 중동산 석유 보다 저렴하게 거래되기도 하면서 국내 정유사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체 수입 석유의 80%를 중동에서 구하고 있는 국내 정유업계는 늘 구조적 위험성을 가지고 있었지만 최근 미국산 석유의 가격이 셰일가스 영향으로 하락하면서 중동산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유업계는 중동산 원유 보다 배럴(barrel)당 2달러(dollar) 이상 저렴하면 운임비를 지불하고도 이익이 남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미 미국산 석유를 도입한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는 미국산 석유가 중동산 보다 현저히 저렴한 시기에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GS칼텍스는 지난해 미국산 석유 200만 배럴을 수입했고 오는 6월 50만 배럴을 추가로 수입한다. 현대오일뱅크는 내달과 6월에 100만 배럴씩 나눠 총 200만 배럴을 수입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언제 오를지 모르는 미국산 석유를 장기 계약할 수 없는 상황에서 수입처 다변화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동산 석유 보다 휘발유 생산에 유리한 미국산 석유가 운임 비용을 모두 포함하고도 싼 순간에 계약하는 현물 거래를 할 수 밖에 없다는 단점이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