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본사 리모델링 예정, 건물 매입이나 사옥 건립 대신 '콘텐츠' 투자장비나 스튜디오 필요한 빌딩 외 임대 해 사용
  • ▲ CJ그룹 남산 본사 사옥. ⓒ뉴데일리
    ▲ CJ그룹 남산 본사 사옥. ⓒ뉴데일리

     

    바야흐로 '콘텐츠 시대'가 도래했다. 세계 콘텐츠 시장 규모는 2015년 기준 2000조원을 넘어섰고, 한국은 세계 7위 규모의 콘텐츠 시장을 자랑한다.


    한국의 콘텐츠 사업을 논하면서 CJ그룹을 빼놓으면 얘기가 안된다. 국내에서 CJ그룹을 제외하면 콘텐츠에 적극 뛰어들고 있는 대기업은 사실상 전무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20년 전 드림웍스 투자를 성사시킨 CJ그룹 이재현 회장은 당시 '문화가 우리의 미래'라며 문화의 산업화라는 자신의 꿈을 펼쳐 보였다. 이후 CJ그룹은'식품회사'라는 오랜 틀을 벗어 던지고 '문화창조기업'으로 탈바꿈 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CJ그룹 남산 사옥 리모델링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재현 회장의 콘텐츠 사랑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부동산에 투자할 돈이 있으면 콘텐츠에 투자하라"고 수차례 강조해 왔기 때문이다. 


    CJ그룹은 오는 8월께 남산 본사 건물 리모델링은 추진한다. 입주한 지 20년이 넘어서 건물이 노후화되고 비좁은 이유에서다.


    CJ그룹은 삼성그룹에서 계열 분리 된 이후 해당 빌딩을 사용해 왔으며, 이후 회사가 발전하고 규모가 커져 이 회장의 애정이 아주 각별한 곳으로 알려졌다. 그룹 규모가 커졌음에도 본사 이전을 고려하지 않았던 사실이 이를 대변한다.


    지하 2층, 지상 18층, 연면적 1만8361㎡ 규모의 CJ그룹 본사는 건물이 노후화돼 리모델링 필요성이 이전부터 제기돼 왔다.


    이와 관련 CJ그룹 관계자는 "리모델링을 한다는 원칙은 정해져 있으나 허가 절차가 복잡해 아직 정확한 확정안이 나오지 않은 상태"라며 "리모델링은 계열사인 CJ건설이 맡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기본적으로 건물 매입을 하지 않는 편"이라며 "CJ E&M과 CJ오쇼핑 같이 방송 스튜디오가 필요한 곳은 임대가 어려워 최소한의 영역이라고 생각해 건물을 소유하고 있지만, 나머지 계열사 소재 빌딩은 임대이다"라고 덧붙였다.

     

    즉, 부동산 투자 보다는 콘텐츠에 투자하는 것이 이 회장의 뜻이기 때문이다. 


    실제 CJ그룹 내 사옥 보유 회사는 지주회사인 ㈜CJ를 비롯해 △CJ E&M △CJ오쇼핑 △CJ대한통운 △CJ건설 총 5개사다.


    이 중 지주회사는 1995년 CJ그룹 출범 때부터 남산 사옥을 보유하고 있으며, CJ E&M과 CJ오쇼핑은 방송시설을 보유해야 한다는 특수성 때문에, CJ대한통운과 CJ건설은 M&A로 인해 기존 사옥을 계속 보유한 케이스다.


    CJ건설의 경우, 기존 해찬들 사옥이었다. CJ그룹이 해찬들을 인수할 당시 방배동 사옥이 있었는데 이 빌딩이 2011년 우면산 산사태로 리모델링이 필요한 상황이 되자 CJ건설이 인수하고 리모델링해 사용하고 있다.


    이 같은 특수성이 없었다면 다른 계열사와 마찬가지로 빌딩 매입보다는 임대를 택했을 것이라는 게 CJ그룹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해 CJ헬로비전 매각 시도 과정에서도 이 회장의 콘텐츠 사랑을 엿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공정위의 불허로 매각은 무산됐지만 당시 CJ그룹은 CJ헬로비전 매각으로 유입되는 현금을 문화콘텐츠 사업에 투자해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꾀했다.


    실제 CJ그룹은 CJ헬로비전 주식 53.9%를 SK텔레콤에 매각을 결정하면서 CJ헬로비전의 N스크린 브랜드인 '티빙' 앱/온라인 서비스 부문은 모두 CJ E&M으로 이관하기로 했다.


    지분 매각을 통해 SK텔레콤과 전략적 제휴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CJ헬로비전이 종합유선방송사업자 역할을 포기하면서 생길 수 있는 위험에 대비, CJ E&M 등이 제작한 콘텐츠를 제공할 플랫폼은 독점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놓은 것.


    지금까지 CJ그룹은 문화사업 20년동안 극장, 영화, 방송, 공연 등 문화사업에 약 7조5000억원을 투자했다. 그 중에서도 CJ E&M은 방송 제작(콘텐츠 생산)에 2015년 3700억원, 2016년 4500억원을 투자했고, 올해 역시 지난해와 동일한 45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CJ그룹 관계자는 "매년 CJ E&M에서 방송 제작에 투입한 금액만 보더라도 콘텐츠에 얼마나 투자하고 있는 지 알 수 있다"면서 "극단적인 예로 1년만 방송사업에 투자하지 않아도 빌딩 한 채는 거뜬히 살 수 있는 금액"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서울에서 거래된 오피스빌딩 중 가장 몸값이 높은 곳은 부영태평빌딩(옛 삼성생명 본사)로 지난해 부영이 5717억원에 사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