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테스트베드 통과시 비대면 허용 약속오는 16일 끝나는데 규제 여전…업체 반발 중
  • 오는 16일 코스콤이 지난 6개월간 시중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 알고리즘을 대상으로 실시한 1차 테스트베드가 마무리되는 가운데 테스트를 통과해도 비대면 일임 투자가 허용되지 않아 관련 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로보어드바이저 1차 테스트베드에는 총 25개사의 30개 알고리즘이 대상으로 수익률, 안정성 등에 대한 심사를 받았다.

  • ▲ 코스콤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공식 홈페이지에 소개된 내용. ⓒ 코스콤
    ▲ 코스콤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공식 홈페이지에 소개된 내용. ⓒ 코스콤

    문제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테스트를 통과한 알고리즘도 비대면 투자 일임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

    비대면 투자일임이 허용되면 고객이 금융기관에 직접 찾아가 직원을 만나지 않고 스마트폰 등 온라인에서 투자계약과 자산 운용을 모두 할 수 있다.

    로보어드바이저의 가장 큰 장점인 간편성이 극대화돼 투자자 유치가 훨씬 수월해진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금융위원회는 로보어드바이저의 안정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비대면 일임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고객이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해 투자하려면 오프라인에서 직원을 직접 대면해 투자계약을 해야 한다.

    당초 금융위는 지난해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를 시작하면서 테스트에 통과한 업체에 대해 어느 정도 입증 기간을 거친 뒤 비대면 일임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관련 업체들은 비대면 일임 허용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비용과 시간을 들여 테스트베드에 참여했다.

    그러나 최근 금융위는 비대면 일임을 허용할 경우 불완전판매가 늘어날 수 있다는 근거로 당분간 허용할 계획이 없다고 입장을 바꿨다.

    이에 대해 비대면 일임 규제는 오프라인 지점이 없고 로보어드바이저에 수익원을 크게 의지하고 있는 소규모 핀테크 업체들에게 피해가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로보어드바이저 벤처기업 관계자는 거액의 투자상품과 달리 로보어드바이저에 투자하는 금액은 적게는 수백만원대 수준으로 크지 않아 업체가 얻을 수 있는 수익도 많지 않다비대면 일임투자가 허용되지 않아 소액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먼 지방까지 출장을 가기도 하는데 이럴 경우 수익보다 비용이 더 크게 든다고 토로했다.

    금융위에서 당초 테스트베드를 시작하면서 통과시 비대면 일임을 허용하겠다고 약속해 기대감을 갖고 테스트를 위한 계좌개설, 시스템 강화 등에 수천만원 단위를 들였지만 당국이 말을 바꿨다자본금이 수억 정도에 불과한 소규모 로보 전문 업체로서는 치명적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우리보다 로보어드바이저 투자가 보편화된 미국의 경우 비대면 일임투자가 허용된 상태다. 업계는 비대면 일임투자 허용으로 미국과 같이 시장의 파이를 늘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비대면 일임투자가 허용되면 기존 증권업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증권업계는 금융위가 규제를 완화할 경우 비대면 일임형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을 내놓고 고객 유치에 나설 예정이다.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을 운영하고 있는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금융위의 정책이 어떻게 될 지 확정되지 않아 향후 추이를 지켜보며 비대면 일임투자가 허용되면 관련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자산관리를 맡길 수 있는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에 고객들이 많은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