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날 사채권자 집회서 압도적인 찬성률로 가결18일 오후까지 세 차례 집회 남았지만 변수 없을 듯
  • ▲ 대우조선해양 첫번째 사채권자집회가 17일 오전 10시 을지로사옥 17층 대강당에서 개최됐다.ⓒ뉴데일리
    ▲ 대우조선해양 첫번째 사채권자집회가 17일 오전 10시 을지로사옥 17층 대강당에서 개최됐다.ⓒ뉴데일리

     

    대우조선해양 회생 가능성이 커졌다. 간밤 최대 사채권자인 국민연금이 산업은행이 제안한 채무조정안을 수용키로 결정하면서 1, 2회 집회가 압도적 찬성률로 통과됐기 때문이다.

     

    오는 18일 오후까지 향후 세 차례 사채권자집회가 남은 가운데 개인 및 기관투자자들도 조정안을 받아들이면, 대우조선해양은 자율적인 채무조정이 가능해진다. 혹시 모를 파장에 노심초사했던 조선업계도 대우조선 회생 가능성에 반색하는 분위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이날 오전 10시 첫 사채권자집회인 4-2집회를 개최했다. 한시간 가량 진행된 첫 집회에서는 2403억5800만원을 보유한 22명이 참석했다. 집회 결과 찬성채권액은 2403억4700만원으로 99.99%의 찬성율을 보였다.

     

    오후 2시부터 열린 5-2 집회도 1회차와 다르지 않았다. 총 채권액 2000억원 가운데 1800억2400만원(89.11%)을 보유한 32명의 사채권자가 출석한 가운데 찬성채권액은 1782억912만으로 집계됐다. 98.99%의 압도적인 찬성률로 원안대로 가결된 것이다.

     

    18일 오후까지 을지로사옥 17층 대강당에서 총 다섯차례 나눠 개최되는 사채권자집회에서 단 한 차례라도 부결이 되면 대우조선은 P플랜으로 직행하게 된다. 1, 2회차에서 압도적인 가결률을 보인만큼 대우조선해양 채무조정안은 가결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기관투자자들이 이런 결정을 하게 된 배경에는 최대 사채권자인 국민연금이 자리잡고 있다. 국민연금이 갖은 진통 끝에 지난밤 자정 무렵 채무조정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하면서 다수 기관들도 결정에 따르기로 한 것. 국민연금은 대우조선해양 전체 회사채 1조3500억원 가운데 30%에 가까운 3900억원을 가지고 있다.

     

    국민연금이 채무조정안을 수용하면서 우정사업본부(1600억원), 사학연금(1000억원) 등도 자연스레 동의하게 됐다. 중소기업중앙회(400억원)와 한국증권금융(200억원)은 지난주 일찌감치 채무조정안에 찬성했다. 이에 따라 업계 안팎에서는 대우조선 회생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는 분위기다.

     

    채무조정안은 회사채 1조3500억원의 절반을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절반에 대해서는 만기를 3년 연장한다게 주 골자다. 조정안이 통과되면 대우조선은 채권단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2조9000억원의 자금을 추가 지원받게 된다.  

     

    향후 세 차례 집회가 남은 만큼 혹시 모를 변수도 존재한다. 아직 최종 결정을 하지 못한 일부 기관투자자들 혹은 개인투자자들이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만 국민연금을 비롯한 대다수 기관들이 찬성키로 결정한 상황에서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게 중론이다.

     

    대우조선해양 회생여부에 큰 관심을 보이던 업계는 일단 현 상황을 반기는 분위기다. 대우조선이 P플랜에 들어가면 그에 따른 악영향이 산업 전반적으로 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던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이 P플랜에 들어가면 그 물량들이 국내 다른 조선사들에게 돌아간다는 보장이 없다"면서 "결론적으로 국내 조선업 전체 수주량은 줄어들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수 인력 유출 또한 무시할 수 없다"며 "대우조선 인력이 중국 등 해외로 빠져나가면 결과적으로 국내 조선업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대우조선해양 법정관리 사례가, 해외 선주들이 국내 조선사들에게 발주할 때 선박 건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심어줄 수 있다는 얘기도 설득력을 얻는다.

     

    이 때문에 업계와 학계에서는 대우조선해양 P플랜 돌입 가능성에 매우 큰 우려를 표했다. 다행히 이날 1, 2회차 집회 결과가 압도적인 찬성률로 통과되면서 이런 우려는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금일 두차례 집회를 통해 회생 청신호가 켜진 대우조선이 향후 남은 집회에서 어떠한 운명을 맞게될 지 사채권자들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