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동빈 회장 불구속 기소, SK 최태원 회장은 불기소롯데, 사드 보복에 겹송사까지 '경영공백' 우려
  • ▲ 롯데 신동빈 회장(왼쪽)과 SK 최태원 회장(오른쪽)의 모습.ⓒ각 사
    ▲ 롯데 신동빈 회장(왼쪽)과 SK 최태원 회장(오른쪽)의 모습.ⓒ각 사

     

    뇌물죄 여파가 재계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에 이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불구속 기소로 이어졌다. 향후 신 회장의 재판 참여로 인한 경영공백이 우려된다. SK는 최태원 회장이 기소되지 않아 안도하는 분위기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17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뇌물죄로 구속 기소하면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불구속 기소'하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기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3월 신동빈 회장이 박 전 대통령을 독대한 이후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추가로 지원했다가 검찰의 압수수색 직전에 되돌려 받은 것을 '면세점 신규 특허취득 관련 부정한 청탁'을 한 뇌물로 인정한 것.


    롯데와 함께 의혹을 받았던 SK의 경우 89억원을 공여하도록 요구했으나 협상을 거쳐 30억원으로 액수를 낮췄음에도 실제로 돈을 건네지 않았고, 내부 의사 결정도 없었다는 점을 들어 뇌물공여 대상에서 빠졌다.

     

    이날 특수본 관계자는 롯데 신 회장과 SK 최 회장에 대한 결정이 다른 이유에 대해 "롯데는 나중에 반환받긴 했지만 실제 금전 지급이 있었고, SK는 금전을 지급한 사실이 없다"면서 "일방적으로 돈을 달라는 요구만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SK는 실무자급에서 30억원 지원 협의를 진행하긴 했지만 사회공헌위원회라는 필수 의결기구에 상정해 의결 거쳐야 함에도 아예 상정된 적도 없어서 뇌물 약속을 적용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특수본의 이 같은 결정에 롯데그룹의 경영공백은 더욱 장기화될 전망이다. 현재도 롯데가 경영비리 관련 일주일에 두 번의 재판을 받고 있는데 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재판이 한 건 더 늘어나면 잦은 서초행으로 업무 자체가 어려워지는 이유에서다.


    국내 사업은 물론, 이미 중국의 사드 보복에도 이렇다할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출국금지가 풀릴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질 가능성이 크다.

     
    당사자가 직접 출석할 필요가 없는 민사소송과 달리 형사소송에서는 피고인이 반드시 법정에 출석해야 한다. 출석을 미루거나 거부하면 법원의 결정에 따라 구속될 수도 있다. 원칙적으로 신 회장도 매번 재판에 참석해야 하는 상황에서 기존 재판 출석 일수를 생각하면 신 회장은 일주일 내내 법정에 서게 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은 이날 검찰수사 결과발표에 대해 "재판 과정에서 의혹이 소명될 수 있도록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짧게 입장을 밝혔다.

     

    반면, SK그룹은 결과에 안도하면서 최대한 표정관리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수사결과 발표로 그동안의 오해가 풀리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