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청주·무안공항 직격탄… 면세점 매출도 뚝전세기 유치시 인센티브 연간 10억원 확대 등 안간힘
  • ▲ 썰렁한 제주공항.ⓒ연합뉴스
    ▲ 썰렁한 제주공항.ⓒ연합뉴스

    중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으로 지난달 한·중 하늘길이 급격히 좁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중국 대체노선 운수권 확대에 나서는 등 항공·관광·유통업계에 대한 긴급 지원책을 마련하고 항공수요 회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항공시장 여객 운송이 지난해 같은 기간 782만명보다 8.9% 증가한 851만명을 기록했다고 19일 밝혔다.

    국제선 이용객은 일본·동남아 관광객 증가, 저비용항공사(LCC) 공급 확대 등에 힘입어 지난해 554만명보다 9.6% 늘어난 607만명을 기록했다.

    국내선 여객은 내국인의 제주여행 수요 증가 등으로 지난해 228만명보다 7.2% 늘어난 244만명으로 집계됐다.

    항공화물은 38만톤으로 지난해 34만톤보다 10.1% 증가했다.

    반면 한·중 노선은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로 큰 폭의 감소를 보였다.

    지난달 한·중 노선 이용객은 113만4000명으로 지난해 146만4000명보다 22.5% 줄었다. 특히 중국의 한국행 단체여행 판매 제한이 시작된 지난달 15일 이후 17일간 감소 폭은 지난해와 비교할 때 37.3%나 급감했다.

    지방공항 중 중국노선 비중이 높은 제주(-58.7%)·청주(-57.3%)·무안(-40.7%) 공항은 타격이 컸다. 청주공항의 경우 중국노선 운항횟수가 266회에서 124회로 줄었다.

    국토부는 공항공사,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항공 관련 업계 긴급 지원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우선 항공수요 회복에 나선다. 국적 항공사가 중국 대체노선으로 취항·증편을 원하는 태국, 대만 등과 항공회담을 열어 운수권 확대를 추진한다.

    현재 20주인 중국 운수권 의무사용 기간은 일시적으로 10주로 줄여 일본, 동남아 등 대체노선 전환을 지원한다.

    중국항공사가 운항을 취소하면서 반납한 슬롯(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도 일본, 동남아 등 신규 노선에 탄력적으로 제공한다. 그동안 제주공항은 슬롯이 포화상태라 국적 항공사가 비행기를 더 투입하고 싶어도 어려움이 따랐다.

    한국공항공사는 탑승률이 저조한 지방공항 국제노선에 대해 다음 달부터 2억원의 항공사 여객 판촉 비용을 지원한다.

    인천공항은 일본-인천-아시아권 신규 환승노선을 개발하고 마케팅을 지원한다.

    여행사 지원도 강화한다. 여행사가 지방공항 국제선에 전세편을 유치하면 주는 성과보수 금액을 연간 최대 1500만원에서 10억원으로 대폭 확대한다.

    공항공사와 지자체가 손잡고 다음 달부터 일본, 동남아, 러시아 등에서 현지 여행사를 대상으로 마케팅 활동도 벌일 계획이다.

    인천공항은 중국인 개별관광객을 유치하고자 드라마 촬영지 등을 둘러보는 한류관광 여행상품을 개발하고, 국적 항공사를 이용하면 케이팝(K-pop) 방청권을 주는 등 특화 마케팅을 진행한다.

    이달 인천공항에 문을 여는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와 연계한 스톱오버(환승을 위해 경유지에서 1~3일 머무는 것) 상품을 다음 달부터 선보인다.

    이용객 감소로 매출액 감소가 우려되는 제주·청주·무안 등 지방공항 면세점은 경품 행사, 1만원권 선불카드 제공 등 다양한 이벤트를 벌일 계획이다.

    청주공항의 경우 지난달 면세점 매출액 감소율은 57%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기관과 협의해 임대료를 낮추는 방안도 검토하는 중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인천공항 면세점은 지난달은 매출 감소가 크지 않았지만, 이달 들어 전반적으로 감소가 눈에 띈다"며 "추이를 보아가며 추가적인 지원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본환 항공정책관은 "줄어든 항공수요를 회복하고 우리 항공시장의 체질을 강화하려면 항공노선의 다변화가 중요하다"며 "이번 대책을 신속히 시행하고 업계와 긴밀히 협력해 항공수요를 회복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