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연장 모두 반대"… 고리1호기 폐쇄 앞두고 이슈화
이관섭 사장 "원전 좋아서 하는 나라 없다"

  • ▲ 오는 5월 9일 새 대통령으로 누가 당선되든 국내 원전산업은 새 국면을 맞게 된다. 한수원 고리 원전. ⓒ 한수원
    ▲ 오는 5월 9일 새 대통령으로 누가 당선되든 국내 원전산업은 새 국면을 맞게 된다. 한수원 고리 원전. ⓒ 한수원


오는 5월 9일 새 대통령으로 누가 당선되든 국내 원전산업은 새 국면을 맞게 된다.

유력 대선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노후 원자력발전소 폐쇄와 신규 원전 건설 금지를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도 저탄소 대책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오는 6월 고리 원전 폐쇄와 맞물려 탈(脫)원전 기류가 정부 차원 기조로 확대될까 긴장하고 있다. 


◇ '대책은 無' 무조건 원전은 안된다는 대선주자들

대선 후보들의 원전 중단에 따른 전력 공급 대책은 어설픈 상태지만 이들 후보들은 원전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을 내보이고 있어 당분간 신규 원전 건설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뒤따른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 이후 국내에서 원전에 대한 두려움이 확산됐으나 정부 주도로 원전 규모를 축소하지는 못했다. 

해마다 급증하는 전력난을 해소할 방법이 달리 없는 데다 대체에너지를 늘릴 때 막대한 비용이 국민들에게 전가될 수 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관섭 한수원 사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서 "원전이 좋아서 하는 나라는 아마 없을 것"이라며 "원전을 쓰는 이유는 전력을 싸게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수원은 오는 2021년 준공을 목표로 신고리 5, 6호기를 건설하고 있다. 공정률은 30%까지 올라섰지만 신규 원전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계속되고 있다. 

  •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1일 부산 비전 선포식을 열고 원전 건설 백지화를 약속하고 있다. ⓒ 뉴데일리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1일 부산 비전 선포식을 열고 원전 건설 백지화를 약속하고 있다. ⓒ 뉴데일리


  • 문재인 민주당 후보는 "부산 시민들은 머리맡에 폭탄 하나 매달아놓고 사는 것과 똑같은 것"이라며 "(사고) 확률이 수백만분의 일이라더라도 사고 가능성이 있다면 우리가 막아야 하는 거 아니냐"고 했다. 

    부산 출신인 문 후보는 영남 지역 표심을 얻기 위해 원전 문제를 지역 핵심 공약으로 삼고 있다. 그는 이달 11일 부산·경남(PK) 지역 유세에서도 고리 원전 건설계획 백지화를 약속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역시 이에 질세라 신규 원전 건설 금지를 자신의 10대 공약에 포함시켰다. 단 신고리 5, 6호기에 대해서는 안전성 검토를 거쳐 건설중단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1일 부산 비전 선포식을 열고 원전 건설 백지화를 약속하고 있다. ⓒ 뉴데일리


  • 이들은 노후 원전의 수명연장은 반대의 뜻이 확고하다. 

    한수원은 오는 6월 국내 첫 원전인 고리 1호기의 영구폐쇄를 앞두고 있다. 고리 1호기는 지난 1977년 전기를 생산한 이래 2007년 설계수명인 30년이 만료했지만 수명이 10년 연장됐다.

    월성1호기는 폐쇄와 연장 기로에 놓여있다. 월성 1호기 인근 주민들은 수명연장에 반대하는 소송을 제기, 1심에서 승소했다. 이에 한수원은 소송에 참여해 안전성을 적극적으로 소명한다는 계획이다. 월성 1호기가 2012년 설계수명을 마쳤지만 노후 설비를 교체하는 등 안전성을 강화했다는 입장이다. 

    법정 분쟁이 진행되는 동안 새 정부의 기조가 노후 원전 폐쇄로 갈 경우 월성 1호기의 연장은 어려워질 수 있다. 과거 정부서 세운 제6차 전력수급계획은 2027년까지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원전의 수명연장을 기초로 마련됐다.  


    ◇ 해외로 눈 돌리고, 소통 늘리고  

    한수원은 글로벌 원전회사로 나아가기 위한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UAE 원전 운영지원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올해는 체코, 폴란드 등에서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또 필리핀의 바탄 원전 참여도 가시화되고 있다. 필리핀 에너지부 대표단은 지난 18일 한수원 본사를 찾아 사업 참여 방안을 함께 논의했다. 

    바탄 원전은 고리2호기와 같은 원자로 모델을 쓰고 있어서 한수원의 사업 참여 기대를 높이고 있다. 

    한수원 측은 "이번 만남에서 우리나라 원전의 우수성을 알리고 원전 건설과 안전 운영의 모범적인 모델을 제시했다"면서 향후 필리핀 정부와 지속적인 협력 등을 통해 원전 수출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 ▲ 지난 18일 한수원 경주 본사에서 필리핀 에너지부 차관 및 대표단과 한수원 이관섭 사장이 원자력 협력을 다짐하고 있다.ⓒ 한수원
    ▲ 지난 18일 한수원 경주 본사에서 필리핀 에너지부 차관 및 대표단과 한수원 이관섭 사장이 원자력 협력을 다짐하고 있다.ⓒ 한수원


  • 이관섭 사장은 내부적으로는 '원자력은 안전하다'는 인식을 전달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원전 사업의 지속성을 위해서는 원전 인근 지역주민 뿐만 아니라 전국민이 원전 사업에 대한 충분한 이해도를 갖추고 호감도를 높여야 한다는 뜻에서다. 

    세부적으로 이를 위해 한수원 원전 운영 관련 정보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같은 채널을 통해 전달하는 방안 등을 강구하고 있다. 

    지역사회의 성장을 돕는 공기업으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한 행보도 잇따르고 있다. 한수원 월성원자력본부는 지역 인재 양성을 위해 올해 21억원을 지원하기로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