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의 맛·풍미는 그대로, 가격은 40% 이상 저렴… 가성비 맥주"

맥주 인 듯 맥주 아닌 맥주 같은 너… '발포주'가 뭐길래

하이트진로 '필라이트'로 국내 첫 발포주 선봬
국산 맥주 경쟁 치열, 값싼 수입맥주 공세에 새로운 돌파구 '발포주'서 찾아

김수경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7.04.21 17: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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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발포주 '필라이트'. ⓒ하이트진로

국내 시장에 새로운 맥주로 분류되는 '발포주'가 등장했다. 일반 맥주와 맛은 거의 비슷하지만 가격은 40% 가량 저렴해 '가성비 맥주'로 불리는 발포주가 전통 맥주에 도전장을 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국내 주류 업계 최초로 발포주 '필라이트'를 선보였다.

알코올 도수는 4.5도로 하이트진로의 대표 맥주인 '하이트'(4.3도)에 비해 약간 높지만 출고가는 355㎖ 캔 기준 717원으로 동일 용량 '하이트' 보다 40% 이상 저렴하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하이트진로는 이미 2000년부터 약 30여종의 발포주를 일본에 수출해왔고 그간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필라이트를 국내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게 됐다"며 "소비자들이 차이를 느끼지 못할만큼 일반 맥주와 비슷한 맛을 내면서도 가격이 싸다는 점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세계에서 맥주를 가장 많이 마시는 나라로 알려진 일본에서 발포주는 13%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만큼 그 시장성은 이미 확인됐다고 본다"며 "국내에서도 아직은 생소하지만 좋은 품질과 맛, 가성비 있는 가격을 강점으로 점차 자리를 잡아 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주류업계에서 맥주는 크게 맥주와 발포주, 제 3맥주 등 3종류로 분류된다. 

맥주는 오비맥주 '카스', 하이트진로 '하이트', 롯데주류 '클라우드' 및 다양한 수입 맥주 등 일반적인 제품이다. 발포주는 하이트진로가 이번에 선보인 '필라이트', 제 3맥주는 아직 국내 시장에 등장하지 않았다. 

'맥주'는 국내 주세법상 맥아 비중이 총 용량의 10% 이상인데 비해 발포주와 같은 기타 주류는 맥아 비율이 10% 미만이거나 옥수수 대두 등 맥주 원료가 아닌 것을 사용해 만든 것이 특징이다. 제 3맥주는 '신장르' 라고도 불리며 맥아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옥수수, 쌀, 콩 등을 원료로 만든 제품이다. 

하이트진로 '필라이트'는 100% 아로마호프를 사용하고 맥아와 국내산 보리를 사용했다. 맥아 비중은 총 용량의 10% 미만이기 때문에 맥주가 아닌 기타주류로 분류된다.

맥주와 발포주가 비슷한 맛과 품질을 갖추면서도 가격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은 주류에 붙는 세금인 '주세' 때문이다.

일반 맥주에 붙는 주세율은 72%, 발포주와 과일리큐르 같은 기타주류에 붙는 주세율은 30%로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맥주 제조원가가 한 캔 당 1000원이라고 가정하면 여기에 주세 72%, 교육세 30%, 부가세 10%가 붙어 최종 출고가는 2222원이 된다.

같은 제조원가를 기준으로 기타주류로 분류될 경우 주세 30%, 교육세 30%, 부가세 10%가 붙어 최종 출고가는 1760원이 된다. 맥주와 발포주의 가격 차이가 나는 이유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발포주는 맥주와 최대한 같은 맛, 좋은 품질을 갖추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갖춘 새로운 제품"이라며 "얼마나 맥주와 같은 깊은 풍미와 맥주 아로마 홉의 독특한 향을 구현할 수 있는가가 발포주 기술력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부적으로 필라이트와 일반 맥주 맛을 비교했을 때 거의 차이점을 발견하지 못할 정도로 비슷한 맛과 풍미를 가졌다"며 "다양한 마케팅을 펼쳐 소비자들에게 발포주를 널리 알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이트진로가 '발포주'라는 새로운 제품을 선보인 것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국내 맥주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한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내 맥주 시장은 오비맥주가 점유율 약 60%로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다 최근 수입맥주가 무서운 속도로 성장을 거듭하면서 하이트진로의 고민이 깊어졌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선진 주류시장인 일본의 발포주 시장의 성장세에서 아이디어를 찾은 것이다.

▲일본 맥주류 시장 변화. ⓒ하이트진로


일본의 맥주시장은 1994년 피크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 추세에 있으며 일반 맥주 카테고리는 22년간 약 63% 감소했다.

반면 발포주와 제3맥주는 출시 이후 10년째 판매 구성비가 최고점에 도달했으며, 해당기간 연평균성장률(CAGR)이 각각 80.4%, 22.7%를 기록했다. 최근 10년간 발포주와 제3맥주는 맥주시장 내에서 꾸준히 45~50% 정도의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 후지경제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04년 맥주(수입,프리미엄,레귤러맥주) 판매량은 409만2000 KL (60.6%), 발포주와 제3맥주는 266만6000 KL(39.4%)에서 2016년에는 각각 319만8300 KL(54.5%)와 266만9200 KL(45.5%)를 기록했다.

발포주가 첫 등장한 이후 20년간 맥주류 시장에서 맥주 비중은 97.5%에서 54.5%까지 하락했다.

일본시장에서 '식당에서는 맥주를, 집에서는 발포주를'이라는 트렌드가 유지되고 있으며 최근 등장한 하이볼의 여파로 식당에서 마시는 맥주 역시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현재 일본시장에서 판매되는 발포주와 제3맥주는 PB제품을 포함할 경우 200여종이 넘게 판매되고 있으며 맥주4사인 기린, 아사히, 산토리, 삿포로에서 제조판매하는 제품은 총 127종에 달한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국내 맥주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고 수입맥주의 공세에 밀리는 등 국내 맥주 업체들의 고민이 깊다"며 "발포주는 수입 맥주와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을만큼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는 점이 가장 큰 이점인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저렴한 가격에 고품질의 제품을 즐기는 가성비 트렌드가 지속되고 있는만큼 하이트진로의 새로운 시도는 침체된 주류 시장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발포주가 한국에서도 새로운 맥주류 카테고리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하이트진로 '필라이트'는 355㎖, 500㎖ 두 종류의 캔과 1.6ℓ 페트로 대형마트, 편의점 등을 통해 판매된다. 출고가격은 355㎖ 캔 기준 717원으로 동일용량의 '하이트' 1239.16원에 비해 40% 이상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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