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역명 표기 '홍보 효과' 노려
  • 올해 7월께 서울 우이~신설 경전철 개통을 앞둔 가운데 대학들이 '역명' 확보를 위해 유상병기 입찰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뉴시스
    ▲ 올해 7월께 서울 우이~신설 경전철 개통을 앞둔 가운데 대학들이 '역명' 확보를 위해 유상병기 입찰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뉴시스


    서울 우이~신설 경전철 역사 명칭을 노리던 대학들이 역명 지정 심사에서 탈락되자, 차선책으로 '유상병기'를 통해 역명 확보에 나섰다.

    24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마감된 우이신설선 10개역(기존 역사 3곳 제외)의 역명 유상병기 입찰 결과, 총 4개 역사에 대한 기관별 입찰이 마무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입찰에 나선 기관 중 사찰인 종교시설 한 곳을 제외한 3곳은 국민대, 덕성여대, 서경대 등 대학이었다.

    이들 대학은 경전철 역명 확정에 앞서 학교 부근에 경전철 역사가 들어선다는 점에서, 학교명이 역명으로 포함되도록 서명운동 등을 수년간 벌였다. 하지만 올해 3월 지명위원회 심의결과 단 한 곳도 역명에 대학 명칭이 포함되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경전철 역명의 경우 특정 시설물이나 학교명을 쓰는 것을 원칙적으로 배제됐다. 이에 대학 명칭을 역명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다만 유상병기는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역명 확정 이후 서울시는 지난달 말부터 신규 수익창출을 목표로 역명병기 사업을 진행했고, 사업시행자인 '우이신설경전철'이 관련 업무를 맡았다.

    대학 입장에서는 역명 지정을 놓쳤지만 유상병기를 통해 교명이 표기될 수 있도록 입찰에 나섰고, 이번 주중으로 계약이 마무리되면 향후 주역명 옆 또는 밑에 학교명이 포함된다.

    학교 명칭이 역명에 포함된다면 지역 대표성, 교통 편의성, 홍보성 등을 갖출 수 있기에 비용 투입도 마다치 않은 것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지역을 대표하고, 교통이 편리하다는 점을 알리기 좋은 요소가 교명이 포함된 '역명'이다. 처음 역명이 지정될 때 교명이 들어간다면 비용 투입이 없는데, 이후 유상병기된다면 따로 비용을 내야 한다. 유상병기라도 노선도 표기 등으로 인한 홍보 효과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덕성여대, 서경대·국민대가 노렸던 우이신설선 역사는 임시역명 L03, L09로 현재 4·19민주묘지, 북한산보국문 역으로 지정됐다.

    서경대와 국민대는 L09 역명에 자신들 학교명이 포함되어야 한다며 자존심 싸움을 벌였지만 결과는 두 곳 모두 탈락이었다. 역명 확보를 위해 입찰에 나선 서경대는 북한산보국문역에, 국민대는 정릉역(L10) 유상병기에 참여했다.
     
    역명 유상병기를 위해선 해당 기관은 대상역에서 500m 이내에 위치해야 하며, 1km까지 확대될 수 있다. 최고가격으로 입찰한 기관의 명칭은 향후 3년간 역명에 유상병기된다.

    우이신설경전철 관계자는 "역사 한 곳에 2개 명칭을 병기할 수 없어서 국민대가 (정릉역을) 사용하는 것으로 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됐다. (기관별) 입찰 금액 중 높은 곳은 1억원이 넘지만, 천차만별이다. 계약이 마무리되면 유상병기에 따른 비용이 공개될 거 같다"고 말했다.

    유상병기를 결정한 대학들은 수천만원, 많게는 1억원대 비용을 납부하면 계약 완료에 따라 노선도에서 자신들 교명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덕성여대 관계자는 "기준이 부합되어야만 역명 병기가 가능하다. 이에 맞춰졌기에 역명과 함께 표기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서경대 측은 "대학 인지도가 낮아서 관심을 가지고 (유상병기를) 진행했다. 학교명이 경전철 안내방송, 노선도 표기 등에 등장해 이미지 제고, 지역 대표성 등을 가질 수 있다"며 홍보 효과를 기대했다.

    국민대는 "비용이 얼마가 소요되는지는 관련 부서에서 아직 이야기가 없다. 역명 유상병기를 통해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으니깐 입찰한 거 같다"고 전했다.

    한편 우이신설선은 올해 7월 말 개통될 예정이며 현재 내부건축 등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