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C, 'AT&T+타임워너' 사실상 승인버라이즌, '컴캐스트-디즈니-CBS' M&A 검토 나서휴대전화 사업 정체…"새 성장 엔진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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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이통사들이 잇따라 탈통신 플랫폼 회사로의 변모를 선언한 가운데, 또 다시 방송통신업계의 M&A 논의가 촉발될 전망이다.

    최근 미국 거대 이통사들과 현지 미디어 업체간 대규모 합병 움직임이 확산돼, 국내도 M&A 논의가 다시 일수 있다는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로웰 맥아담 버라이즌 CEO는 최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구조를 감안해 인수합병 가능성을 높게 고려하고 있다"며 "미국 최대 케이블TV 업체 컴캐스트, 디즈니, 혹은 CBS 등과 협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휴대전화 사업이 정체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성장 엔진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블룸버그통신은 버라이즌이 컴캐스트의 자산을 바탕으로 급증하는 비디오 스트리밍과 5G 기술을 다룰 수 있는 광섬유 네트워크 구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버라이즌의 이 같은 움직임은 타임워너에 인수를 제안한 미국 이통사 AT&T의 발빠른 방송통신 사업 재편 움직임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AT&T는 현재 타임워너에 854억달러(한화 약 97조원)를 제안한 상태다.

    아울러 최대 관문으로 꼽히던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사실상 승인 의사를 밝혀 'AT&T-타임워너'간 합병 성사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더버지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아짓 파이 FCC 위원장은 최근 AT&T의 타임워너 인수 건을 심사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는 그동안 대형 합병에 대해 여러 조건을 붙여 심사하는 관행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보여왔던 아짓 파이가 AT&T의 타임워너 합병 기조를 그대로 수용한 것이다.

    이에 따라 법무부 심사만 통과하면 거대 합병이 확정될 전망이다.

    미국에선 기업들이 합병할 경우 FCC와 법무부가 동시 심사를 하는데, FCC는 두 회사 합병이 소비자들에게 이득이 되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법무부는 독점금지법 위반 사항이 없는지를 평가하게 된다.

    때문에 현지에선 법무부보다는 FCC 심사가 훨씬 더 까다로워, FCC가 'AT&T-타임워너' 합병을 사실상 승인, 두 회사의 결합은 시간 문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같은 흐름 속 국내 방송통신업계에서도 관련 논의가 다시 수면위로 떠오를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탈통신 플랫폼 회사로의 변모를 꾀하고 있는 이통사들에겐 미디어와의 결합만이 정체된 시장을 돌파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통3사 중 LG유플러스가 첫 M&A 신호탄을 쏘아올릴 가능성이 가장 농후하단 분석이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지난해 부임 1주년 맞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뜻을 강력하게 표명한 바 있다.

    권 부회장은 이 당시 "SK텔레콤과는 확실히 다른 절차를 밟으려 한다. 현재 통합방송법이 제정돼 국회 심의를 거치고 있다"며 "통합방송법이 IPTV 사업자가 MSO(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를 인수할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면 M&A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방송법은 2015년 11월 국무회의를 거쳐 지난해 6월 국회에 발의됐지만, 조기대선 형국 속 현재 표류 중이다. 통합방송법은 현재 IPTV법과 케이블TV, 위성방송 등을 대상으로 한 방송법으로 이원화된 유료방송 규제를 통합·상호겸영의 근거를 규정하는 내용을 담는다.

    지난해부터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에 대한 M&A를 놓고, M&A를 반대하는 사업자와 업계 전문가들이 M&A에 대한 정부 심사를 통합방송법 제정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해 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SK브로드밴드의 CJ헬로비전 인수가 공정위의 불허 결정으로 불발됐지만, 향후 전 세계적인 통신과 미디어의 융합은 점차 확산될 전망"이라며 "새 정권이 들어서면 통합방송법 제정을 통한 국내 '이통사-미디어 업체'간 결합 움직임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SKT, KT에 이어 점유율 3위를 점하고 있는 LG유플러스가 가장 먼저 M&A를 진행, 시장 역전을 노릴 가능성이 농후하다"면서 "통합방송법이 제정되면 LG유플러스 외 경쟁사들도 방통위, 공정위 등과 논의를 거쳐 잇따라 M&A를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