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호 경제칼럼] '한국형 뉴딜' 성장 담론이 될 수 있을까

편집국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7.04.26 11:3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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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데일리 DB


제19대 대통령선거,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대선정국에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여론조사 지지율과 대선기사들이 4월 한반도 위기설까지 삼켜버린 모양새이다. 그러나, 정치권의 격렬한 공방 속에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트가 되어버린 중도 보수층 공략을 위해 경제개혁 의지는 오히려 후퇴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 담론에 함몰되어 모호한 경제공약이 남발되고, 성장과 분배라는 두 마리의 토끼가 함께 약속되고 있다. 보수와 진보진영의 경제정책 지향점이었던 성장과 분배라는 기본 방향성마저 혼합되어 희석되고 있는 것이다. 중도표심을 노리는 정치권의 정치공학이 오히려 경제개혁의 속도를 늦추지 않을까 경고의 목소리도 들린다.

상황이 이러하니, “방향성에는 공감하나, 구체적 실행방안이 아쉽다.”는 대다수 전문가들의 논평마저 대선 때마다 반복되는 데자뷰에 가깝다.

예컨데, 이번 대선의 경제화두인 ‘한국형 뉴딜정책’은 20년 전 김대중정부 때부터 노무현정부를 거쳐 지난 2012년 대선의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후보의 공약에도 포함된 무한반복 레토릭이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스마트 뉴딜정책’을 약속했고, 문재인후보는 ‘일자리 뉴딜정책’과 ‘청년 뉴딜정책’을 발표했다. 그리고, 다시 ‘한국형 뉴딜정책’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2017년에도 약속하고 있는 것이다. 이 정도면 ‘한국형 뉴딜정책’은 한국 대선의 동반자, 혹은 실체 없는 망령 수준 아닌가.

1930년대 대공황 이후 미국 경제의 재건계획으로 미국 사회와 경제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온 루즈벨트 시대의 뉴딜정책이 21세기 대한민국의 경제정책 기조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충분히 아이러니하다. 틀림없이, 시대를 관통해 성공한 경제개혁 플랜인 뉴딜정책은 그 자체로 훌륭한 마케팅 슬로건일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지나치게 반복 활용되어 경제정책의 방향성과 구체성을 가리는 포장으로 시대의 공허함을 더할 뿐이다. ‘재정지출을 늘려 일자리를 확대하고, 경제성장의 기반을 마련한다.’라는 제1당 경제공약의 기초는 남미 포퓰리스트 정부 기조와 놀라울 정도로 유사한 모습이다.

역설적으로, 미국의 트럼프노믹스와 일본의 아베노믹스를 따라 진보진영이 내세우는 정부주도의 경제정책은 미래지향적 경제기조를 제시하기보다 우클릭으로 지지를 확보하려는 정치공학적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경제전쟁은 신자유주의의 종말을 고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노동자를 공략한 트럼프와 대기업 구조개혁을 추진한 아베의 경제정책은 힘의 논리에 지배되는 세계경제의 흐름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이념적 경제정책의 경계가 무너진 이 시대에는 개혁과 혁신을 위한 유연함이 필요한 것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은 정부주도, 혹은 민간주도의 획일적 정책지침으로 세계를 선도할 수 없다. 경제사회 합의를 통해 정부와 대기업, 중소기업, 교육, 연구기관이 함께 계획하고 주도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분야별 산업 클러스터 기구를 조성해 기술개발에서부터 생산, 판매까지 산학 공동체에서 각자의 역할을 실행함으로써 청년 일자리 창출과 대기업-중소기업 상생의 새로운 경제체제를 구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성장과 분배, 그리고 상생이라는 경제과제는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할 시대 담론이다. 자본주의의 불균형으로 인해 세계 각국에서 우리나라까지 확산된 사회혼란과 분열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

새 시대에 필요한 경제화두는 한국형 뉴딜정책과 같은 선언적 정책기조가 아닌, ‘경제개혁 5년 계획’과 같은 개혁 이행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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