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4개 계열사 오는 8월말 임시주총 열고 분할합병 승인호텔롯데 상장 지연으로 자금 조달에 대한 우려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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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강력한 의지로 본격화된 지주회사 전환이 호텔롯데 상장의 지연으로 자금 문제라는 걸림돌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조달된 자금으로 순환출자 고리를 끊기 위한 계열사 지분을 매입해야 된다. 하지만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면세점 사업이 곤두박질치면서 제대로된 가치 평가를 받을 수 없게 됐다. 부득이하게 롯데제과를 중심으로 4개 주요 계열사를 인적분할하는 방식으로 합병하기로 하면서, 자금 마련이 시급한 문제로 떠올랐다.

     

    27일 재계 및 증권가에 따르면 롯데의 순환출자 해소 및 지주사 전환에 약 5조원의 막대한 자금이 들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이 돈을 어떻게 마련할지 벌써부터 우려가 제기된다.

     

    롯데그룹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위해 지난 26일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4개 계열사가 각각 이사회를 열고 분할합병을 결의했다.


    이 4개 회사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각각 분할하고, 그룹의 모태인 롯데제과를 중심으로 각 투자부문을 합병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신 회장은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한국 롯데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고,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도 사실상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될 경우 다양한 효과가 기대된다"면서 "416개에 달했던 순환출자고리를 순차적으로 해소해 현재 67개까지 줄였고, 분할합병이 이뤄지면 18개로 줄어든다"고 말했다.


    순환출자고리가 대부분 끊어지면, 지배구조가 당순화돼 경영투명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또 주주 중심의 경영문화가 강화되면서 그간 불투명한 지배구조로 인해 저평가됐던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에 대해서도 시장의 긍정적인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자금이다. 이 과정에서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롯데그룹의 자금마련이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대신경제연구소는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해소 시나리오 비용으로 약 4000억~1조5000억원, 지주회사 전환비용으로 3조5000억원 가량이 필요하다는 예상을 내놨다.


    하지만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주가 상승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필요 자금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런 이유로 현재까지 나온 예상 금액은 5조원을 호가한다.


    호텔롯데 상장이 롯데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 필요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최고의 카드였지만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과 '최순실 게이트'로 신 회장이 불구속기소 되면서 사실상 단기간 상장은 어려워졌다.

  • ▲ 신동빈 롯데 회장. ⓒ롯데
    ▲ 신동빈 롯데 회장. ⓒ롯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텔롯데 상장 카드가 계속 거론되는 이유는 자금 확보와 동시에 지배구조 개선의 마지막 꼭지점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호텔롯데가 분할 등을 거쳐 지주회사와 합병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호텔롯데는 현재 지배구조 정점에 있어 지주회사가 출범해도 이를 지배하는 구조를 띄고 있기 때문이다. 80여개 계열사 중 30곳이 넘는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한 호텔롯데의 상장이 마무리돼야 지주회사 전환이 완료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신 회장은 롯데쇼핑 지분 13.5%, 롯데제과 9.1%, 롯데칠성 5.7%, 롯데푸드 2%를 소유하고 있다. 한국롯데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와 롯데쇼핑 중 롯데쇼핑 투자지분이 주축이 된 지주회사에 대해 신 회장이 먼저 지배력을 확대할 것이란 설명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업계의 여러 추측에 대해 "지주사 전환 과정에 여러가지 변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자금의 필요, 충분 문제에 대해 아직 언급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신 회장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 면세점 특혜 로비 의혹으로 불구속 기소된 점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경영권 위협도 롯데 지주사 전환의 부담 요소로 꼽히고 있다.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남은 상황에서 신 전 부회장이 보유한 롯데그룹 계열사 지분은 앞으로 지주회사 전환에 걸림돌로 작용될 수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 면세점 사업뿐만 아니라 경영권 방어에도 어려움을 겪게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