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중심의 한계, 중견기업이 새 대안될 수 있어

[취재수첩] 둘째 설움 중견기업, 차기 정부 관심 필요

중견기업, 전체 기업수의 0.1% 불과하지만 전체 매출의 17%
'9988 왜곡된 구조' 아래 한계기업 연명은 정치적 미봉이자 미망

이보배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7.04.28 15: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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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갑 중견련 회장. ⓒ중견련

 

한국중견기업연합회(이하 중견련)는 최근 명문장수기업 만들기 전략포럼을 개최하고, 차기 정부에 정책을 제안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중견련이 이 같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이유는 위로는 대기업, 아래로는 중소기업에 치여 스스로 존재감을 입증하지 않으면 정부의 관심 밖에 놓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금까지의 정부는 중소기업 지원 확대와 대기업 규제라는 인식에 고착된 모습을 보였다. 나아가 차기 대선 주자들의 수 많은 정책 공약에는 중견기업에 특화된 내용은 커녕 '중견기업'이라는 표현조차 결여돼 있다.


중견기업의 경제·사회적기여도에 대한 최소한의 인식이 있었다면 이 정도까지 외면하긴 어려웠을 터다.


물론 우리 경제를 이끌어 온 것은 수출 중심의 대기업이다. 세계가 부러워하는 '한강의 기적'이 이들의 성과에 크게 기댔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기업 중심의 성장 전략은 한계에 봉착했다. 4차 산업혁명의 거센 물결 앞에서 우리 경제가 살아남고 다시금 도약하기 위해서는 획기적인 전략 수정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중견기업이 우리 경제의 내일을 이끌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중견련에 따르면 국내 중견기업은 전체 기업 수의 약 0.1%에 불과하지만 전체 고용의 약 6%, 전체 매출의 약 17%를 담당하고 있다. 또 2015년 기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수출이 각각 11.6%, 6.6%로 대폭 감소한 데 비해 중견기업 수출은 전년대비 3.2% 증가한 929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중견기업이 처한 여건은 여전히 열악하고, 대내외 위상은 경제적 기여도에 비해 크게 낮은 게 현실이다. 대기업을 규제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는 중소기업 보호 수단으로 변질돼 중견기업은 각종 규제에 시달리면서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많은 학자들은 우리 경제가 지속성장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중견기업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견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이들이 온전히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건전한 산업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


차기 정부에 바란다. 중견기업이 전체 기업의 1%만 되도 일자리 문제는 쉽게 해결된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중소기업을 늘린다는 습관적 방법론은 현실과 맞지 않다는 점을 명심하자. 또 비합리적인 반기업 정서에 기대 기업을 옥죄는 폐단을 반복해서는 안된다.


무엇보다 복지와 산업정책을 엄격하게 분리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과 합리적인 분배구조는 산업정책 전반의 개혁적 변화를 거치지 않고는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국내 기업 99%가 중소기업이고 노동자의 88%가 중소기업 근로자라는 뜻의 '9988'이라는 왜곡된 구조 아래 수 많은 한계기업을 연명시키는 방식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정치적 미봉이자 우리 사회의 눈을 가리는 미망일 뿐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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