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로 골목상권 살린다는 생각은 '시대착오적' 발상

[취재수첩] 유통규제뿐인 선거 공략에… 기업들은 '답답'

대화 없이 규제만… 유통업계, 반대 목소리조차 못내

진범용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7.05.04 09: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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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데일리 산업부 진범용 기자. ⓒ뉴데일리 경제

대선이 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유력 후보들이 유통산업 규제 공약을 중요 문제로 다루고 있어 관련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문재인,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심상정 등 유력 후보들은 세부적인 내용은 다르지만, 포괄적 범위에서 모두 대기업의 골목상권 출점 규제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문재인 후보는 대기업 복합쇼핑몰 등을 대규모 점포에 포함하고 입지도 제한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영업을 보장한다는 규제 방안을 들고 나왔다.

홍준표 후보 역시 대규모 점포의 골목상권 출점 규제 강화로 대기업 진출 억제하고 생계형 업종에 대한 대기업 진출을 제한한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안철수 후보는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및 자영업자의 권익 보호, 전통시장의 경쟁력 제고를 공략으로 내세웠다. 젠트리피케이션 방지란 이미 그들만의 상권이 마련된 곳에 대기업이 들어오는 것 자체를 막겠다는 공략이다.

유승민 후보와 심상정 후보 역시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대형사업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심상정 후보는 대형마트 의무 휴일제를 월 4회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당선 시 대형 유통기업들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문제는 후보들이 내세운 골목상권 보호 전략에 대한 실효성이다. 특히 대형마트 의무 휴무일은 고객에게 별다른 반응을 얻어내지 못하고 있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소비자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형마트 의무휴업 효과 소비자 조사' 결과 대형마트 영업규제는 전통시장 등 지역소상공인 보호의 정책적 효과는 적은 반면, 장바구니 소비를 감소시켜 민간소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대형마트가 문을 닫으면, 소비자들이 아예 지갑을 열지 않는다는 것이다.

복합쇼핑몰 역시 단순히 쇼핑 개념이 아닌 '도심 속 휴식처'라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일례로 스타필드 하남이나 롯데월드몰을 찾는 대다수 인파는 평일보다 주말에 몰린다.

스타필드 하남의 주말 평균 방문객 수는 10만~11만명 수준이다. 주중 방문자 수가 5만~6만명 규모인 것을 감안하면 2배 수준이다.

이는 주말 방문객 대다수가 서울 강남권과 강북권에서 찾아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방문객들에게 물어보면, 쇼핑보단 데이트장소나 나들이 장소로 대형쇼핑몰을 찾는다는 답이 많다. 이들에게 쇼핑은 부가적인 수단이고 주 방문 이유는 나들이인 셈이다.

이렇듯 골목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복합쇼핑몰을 규제한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기업입장에서는 이번 후보자들의 선거 공략을 보면 한숨이 나온다"며 "상생을 위한 정책이라면 우리도 받아들이겠지만, 이번 공략 대부분은 사업 진행 자체를 하지말라는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번 후보들의 대기업 규제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많다"며 "그러나 자칫 목소리를 냈다가는 다음 정권에 밉보일까 봐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고 답답함을 나타냈다.

대선 후보들의 공략한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서는 중소상인들의 경쟁성을 제고하는 일이 급선무다.

소비자들이 전통시장을 찾지 않는 이유는 주차공간 부족, 카드 이용 시 불친절, 현금영수증 발급 불가, 신선식품의 신선도 등 다수의 의견이 있다.

이를 단순히 대규모 유통채널 때문으로 몰아붙인다는 것은 기업과 고객, 골목상권 모두에게 해를 끼치는 일이고 시대를 역행하는 일이다.

적폐 청산, 기업 기 살리기, 통합, 혁신, 믿음 등 각 후보의 주장에는 다들 일리가 있고 나아가야 하는 방향은 분명하다.

허나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 시행한다는 방법이 단순 규제라면 반론은 생기기 마련이다. 소상공인과 대기업, 정부부처가 한자리에 모여 미래를 그려봐야 하는 시기다.

지금 대한민국은 진보와 퇴보의 갈림길에 서 있다. 상생을 위한 대책이 이번에는 반드시 나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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