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절차 가입율 발목"…의무사업자 SKT 외 'KT-LGU+' 관망세도홈쇼핑 매출 하락에, 가입자 이탈 가속도…"방송, 통신 융합만이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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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이 불발된 후 정부가 케이블 업계의 숨통을 틔워주기 위해 내놓은 '이통사-케이블' 동등결합상품이 최근 흥행몰이를 하지 못하며, 관련 업계의 한숨 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

    동등결합상품이 출시된지 3개월여가 지나가고 있지만, 가입절차가 상대적으로 까다로워 가입자 수가 좀처럼 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KT와 LG유플러스는 동등결합상품 시장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며 참여를 하지 않고있어, 국내 '방송-통신' 시장의 활기를 되찾기 위해선 인수합병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6개 케이블 사업자(CJ헬로비전, 티브로드, 딜라이브, 현대HCN, CMB, JCN울산중앙방송)와 동등결합상품 '온가족케이블플랜'을 출시했다.

    동등결합상품은 케이블TV 가입자가 자신이 쓰는 이통사의 인터넷, 모바일 상품을 묶어 요금을 할인받는 서비스를 말한다. 이통사 가운데 결합상품 의무제공사업자로 지정돼 있는 SK텔레콤이 관련 상품을 먼저 내놓았다.

    그러나 문제는 최근 동등결합상품의 가입절차가 까다로워 가입율이 좀처럼 올라가지 않아, 케이블 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형국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입수를 자세히 밝힐 수는 없으나, 눈에 띨 정도로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가입절차가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점이 가입자 증가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현재 이통사의 인터넷+이동전화 결합상품은 홈페이지나 콜센터를 통해 간편하게 가입이 가능하지만, 동등결합 상품의 경우 반드시 SK텔레콤 대리점을 방문·가입 신청을 해야해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관련 사업자들은 "인터넷은 케이블, 이동전화는 SK텔레콤 등으로 동등결합상품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가 달라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소비자들은 직접 SK텔레콤 대리점을 방문해 서류를 제출해야하는 방식이라 굳이 동등결합상품을 써야할 이유가 없단 입장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SK텔레콤의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는 상황을 관망하며 관련 시장에 쉽사리 뛰어들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케이블 업계는 KT와 LG유플러스도 동등결합 상품을 조속히 내놔야 관련 시장이 활성된다는 입장을 되풀이 하고 있지만, 수익을 창출해내지 못하는 동등결합상품에 큰 매리트를 느끼지 못한 이들이 관련 시장에 뛰어들리 만무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아울러 미래창조과학부가 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만 동등결합상품 의무사업자로 지정한 상황이어서, 굳이 관련 시장에 뛰어들 이유가 없다.

    이에따라 업계는 이통사와 케이블 업체간의 M&A만이 정체된 시장을 돌파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란 설명이다.

    특히 통신사들이 운영 중인 IPTV가 상대적으로 VOD 콘텐츠 양이 많고, 결합상품 혜택이 뚜렷하다 보니 케이블TV 가입자의 IPTV로 이동이 심화돼, 케이블의 설 곳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케이블 업계 한 관계자는 "홈쇼핑 방송 매출 증가세가 더뎌지면서 홈쇼핑 수수료가 둔화된 것은 물론, 무엇보다 IPTV로의 가입자 이탈로 업계는 갈수록 불황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며 "정부가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불발시킨 후 케이블업계를 살리기 위해 동등결합 방안을 내놓았으나, 큰 실효성을 얻지 못하고 IPTV와 케이블TV 업계의 양극화만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T&T-타임워너'에 이어 최근 버라이즌이 컴캐스트와의 M&A 검토에 나서는 등 미국 거대 이통사들과 현지 미디어 업체간 대규모 합병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며 "케이블의 성장동력을 잃은 상황 속 국내도 방송통신 융합의 새판을 다시 짜 SO사업자들에게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