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불안한데…" 전월세상한제, 전세난에 기름 끼얹나

서울 이주수요 5만가구 '육박'… 전세난 예고
재산권 침해·임대차시장 침체 등 역효과 우려
"합의 도출 안 돼… 무리한 도입 역풍 맞을 수"

성재용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7.05.12 16:42:02

프로필 사진
  • 트위터 공유 
  • 페이스북 공유 
  • 구글 북마크 
  • 네이트온 쪽지 
  •   
  •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송파와 강남 지역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 ⓒ연합뉴스


새 정부의 부동산 공약 중 하나인 전월세상한제와 임대차 계약갱신청구권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전세난민이 줄어들 수 있지만, 오히려 전셋값 급등을 부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내년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유예조치 종료를 앞두고 서울 재건축·재개발이 활발한 상황이라 그 여파가 더 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의 서민주거안정 공약 중 하나인 전월세상한제는 재계약시 전월세 보증금 인상률을 일정 수준 이하로 묶어두는 제도다. 임대차 계약갱신청구권은 현재 임대인(집주인)에게 있는 계약갱신 권리를 임차인(세입자)에게도 부여해 세입자가 원하면 기존 임대계약을 한 두 차례 추가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4월 말 기준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4억2439만원으로 2년 전에 비해 25.9%(8743만원) 치솟은 서울처럼 전월셋값 급등으로 전세난민이 늘고, 주거불안이 커지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방책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재산권 침해 논란과 함께 전셋값을 단기 급등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전세계약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한 1989년 당시 전국 주택의 전셋값은 17%나 급등한 바 있다.

임병준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과거 YS정부에서 전세임대차 계약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리면서 집주인들이 2년 치를 한꺼번에 올려받는 현상이 실제 발생했다"며 "경기가 나빠 안 올려도 될 상황인데도 '올릴 수 있을 때 올리는'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전월세상한제 등이 정책으로 실현될 경우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는 경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 지역 임대시장은 이미 올 하반기 단기적으로 급등, 전세난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114 집계 결과 올해 서울에서 사업승인 이후 관리처분을 받았거나 앞둔 재건축·재개발 단지는 단독주택 재건축 물량을 제외하고 모두 4만8921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통상 사업승인을 받고 관리처분인가 신청까지 6~8개월이 소요되고, 관리처분인가와 이주까지 다시 3~6개월가량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단지는 올 하반기 이후 순차적으로 이주에 들어갈 공산이 크다.

이 중 전체의 40%를 웃도는 2만462가구(41.8%)가 강남4구에 몰려있어 강남권과 인근 수도권 전세시장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당장 7월부터 6000가구에 육박하는 강동구 둔촌주공의 이주가 본격화된다. 지난 2일 이 아파트에 대한 관리처분인가가 떨어지면서 거주자들은 인근 지역으로 전세를 알아보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이 아파트 이주 여파로 강동구 일대는 물론, 송파구와 경기 하남시·남양주시 등 인근 지역의 소형 아파트나 다세대·연립 등의 전셋값이 들썩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인근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집주인들은 인근 중형 아파트 전세를 얻을 수 있겠지만, 세입자들은 기존 전세금이 2억원 미만이어서 강동구 내에서 아파트 전세를 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강동구 일대 연립·빌라나 하남·남양주 등 수도권 주택으로 움직이는 수요가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둔촌주공 이주가 본격화하기 전인데도 강동구 일대 일부 전셋값은 이미 강세로 돌아섰다. 부동산114 통계를 보면 강동구의 아파트 전셋값은 연초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 등 대단지 입주로 지난 3월까지 약세를 면치 못했으나, 4월 들어 0.21%로 상승 전환했다.

인근 B공인중개소 대표는 "새 아파트 입주가 마무리되면서 인근 일반 아파트 전셋값까지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둔촌주공 이주수요가 본격적으로 가세하면 전셋값이 더 가파르게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강북권에서도 재개발 사업 등으로 이주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강북권은 최근 아파트, 단독·다가구, 다세대·연립 등 전체 주택의 전셋값 상승 폭이 강남권보다 큰 상황이어서 앞으로 재개발 등 이주로 인해 전세시장이 더 불안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KB국민은행 시세 조사 결과 지난달 기준 강북권 14개구 아파트 전셋값은 2년 전에 비해 27.7% 오르면서 같은 기간 강남권 11개구 상승폭인 25.1%을 웃돌았다. 이 기간 연립주택 평균 전셋값도 강남에서 16.2% 오르는 동안 강북에서는 22.5% 뛰었다.

강북권에서는 서대문구의 경우 사업승인과 관리처분 단계에 있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5440가구에 이르고 △동대문구 4552가구 △성북구 4151가구 △은평구 2920가구 △양천구 2064가구 △동작구 2003가구 등 이주 대기 물량이 많다.

박환용 가천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전월세상한제 등은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정책이라는 점에서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오히려 취약계층을 곤경에 빠뜨리는 정책이 될 수 있다"며 "특히 전세가율이 높은 강북권이나 빌라를 임대해 살고 있는 세입자들에게는 타격이 더 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공약 이행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장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보완책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여전히 임대인에 대한 혜택 등 사회적 합의가 도출되지 않은데다 기존 전월세 수요도 적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제도를 도입하게 되면 임대차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월세상한제과 계약갱신청구권은 MB정부와 이전 정부 때에도 야당 주도로 도입이 추진됐으나, 정부와 여당의 반대에 부딪쳐 거듭 좌절됐다. 하지만 당론으로 도입을 추진 중인 더물어민주당을 비롯해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등 주요 야당들도 도입 필요성에 찬성 입장을 밝힌 만큼 오는 9월 열리는 정기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press@newdaily.co.kr
[자유민주·시장경제의 파수꾼 – 뉴데일리 newdaily.co.kr]
Copyrights ⓒ 2005 뉴데일리뉴스 - 무단전재, 재배포 금지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  
  •  
  •    
  • 맨 위로


"소비심리를 살려라"… 백화점업계, 일제히 여름세일 돌입
백화점 업계가 여름을 맞아 정기세일에 돌입한다. 이번 세일기간 백화점업계는 대규모 경품 및 높은 할인율을 적용해 침체된 소비심리를 제고한다는 방침이다.롯데백화점은 29일부터 7월16일까지 여름 정기세일을 진행한다. 총 3억원 상당의 고급 리조트 회원권과 휴가 지원금을 증정하는 경… [2017-06-25 15:18:59] new
CJ그룹, 글로벌 'CSV' 박차… 베트남 고춧가루 가공공장 준공
이재현 회장의 경영 복귀로 활력을 되찾은 CJ그룹이 글로벌 CSV(공유가치창출)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CJ그룹과 한국국제협력단(이하 KOICA)가 베트남 농가소득 증대와 자생력 강화를 목표로 펼쳐온 글로벌 CSV 사업이 눈부신 결실을 맺고 있는 것. 25일 CJ그룹에 따르면 지난 23일 베트남 닌투언성 땀응2마을에서 고춧가루 가공공장 준공… [2017-06-25 12:20:02] new
공정위, 불공정 하도급거래 혐의… 현대위아 '과징금 3억원·검찰고발'
현대위아가 불공정 하도급 대금거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부과 및 검찰에 고발당할 위기에 놓였다.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부당 하도급 대금결정·감액을 한 현대위아에 과징금 3억6100만원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현대위아는 2013년 9월… [2017-06-25 12:12:07] new
국내 완성차 5사, 상반기 판매 '먹구름'
국내 완성차업계의 올해 상반기 국내외 판매량이 일제히 감소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내 완성차업계와 수입차시장 합산 판매량은 73만424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보다 1.4% 감소했다. 이중 수입차 판매량은 올해 9만4397대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으나, 국내… [2017-06-25 12:07:00] new
보루네오, 29년만 '상장폐지' 굴욕
지난 1988년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한 가구업계 최고령 상장사 보루네오가구가 29년만에 상장폐지 절차를 밟는다.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보루네오는 오는 26일부터 7거래일간 정리매매를 거친 뒤 내달 5일 상장폐지된다.1966년 설립된 보루네오는 1970~1980년대 고도성장 시… [2017-06-25 11:51:47] new
 

포토뉴스

0 1 2 3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