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개선-주가상승' 불구 불안감 가중… "미래먹거리 준비 올스톱"'대기업 옭죄기' 등 반재벌정서 확산, 한국 경제 저성장 직면 우려"1심 판결 빨라야 '8월'…항소심 이어질 경우 해 넘길 가능성도"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된 지 3개월 째에 접어들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17일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됐고 해당 공판은 14차 기일을 앞두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의 구속에도 경영정상화에 성공한 모습이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연일 상한가를 기록 중이고 부사장급 이하 임원인사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주력사업인 반도체는 역대 최고 실적을 갱신하며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고 갤노트7 여파로 어려움을 겪었던 스마트폰 사업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1분기 매출 50조5500억원, 영업이익 9조9000억을 기록하면서 역대 두 번째 호실적을 기록했다. 오너 부재 등 어려운 대내외 환경에도 불구하고 건재함을 과시한 셈이다.

    하지만 기대가 높았던 지주사 전환은 백지화 됐고 미래먹거리를 위한 신성장동력 발굴은 멈춰 버렸다. 공격적인 투자활동이 사라지면서 사업 경쟁력 저하는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재용 공판 등 막무가내식 '대기업 옭죄기' 우려

    삼성의 가장 큰 악재는 근거 없는 반재벌 정서 확산이다. 그 중심에는 이재용 부회장의 공판이 있다.

    4월 7일 시작된 이 부회장의 공판은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하면 하루 걸러 한 번 꼴로 열리는 강행군으로 진행되면서 국내외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공판은 13차례가 열리는 동안 다양한 쟁점과 이슈를 양산했지만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인 증거 없이 지루하게 진행되는 양상이다. 

    하지만 포승줄에 묶인 이 부회장의 모습이 연일 보도되면서 세계 7위 삼성의 브랜드 가치와 신뢰도는 하락하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한 대가로 부정한 청탁을 했다는 의혹제기식 주장이 사실인양 보도되면서 제2·제3의 피해가 양산되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국의 막무가내식 대기업 옭죄기가 한국 경제의 장기적인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유에스 뉴스 앤 월드리포트는 "한국이 대기업을 옭죄면서 자해 행위를 하고 있다"며 "한국 경제의 보루인 삼성이 리더십의 불확실성으로 위기에 처했다. 삼성 없이 한국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리라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경영 공백' 장기화…사업경쟁력 저하 현실로

    단기적인 현안을 봤을 때 이 부회장의 빈자리는 커보이지 않아 보인다. 오너십·미래전략실·계열사별 전문경영진을 중심으로 구축해온 기존 시스템은 계열사를 중심으로 빠르게 정상을 되찾았다. 하만 인수, 임원 인사, 이사회는 순조롭게 마무리됐고 실적은 날이 갈 수록 개선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삼성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의 빈자리가 중장기적으로 사업 경쟁력 저하로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영 계획 수립이 중단되면서 미래먹거리를 위한 신성장동력 발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걱정이다.

    실제 한 달에 한 번꼴로 발표되던 M&A와 투자활동은 이 부회장이 구속된 3개월 간 단 한차례도 진행되지 않았다. 제2의 도약을 위해 진행됐던 다양한 개혁작업들은 멈췄고 계열사를 이끌어야할 사장단 인사도 기약 없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대외 경쟁력 하락이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인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의 지주사인 엑소르의 이사진으로 활동했던 이 부회장은 차기 이사진에서 배제되면서 비즈니스 네트워킹에 적신호가 켜졌다.

    엑소르는 페라리, 마세라티 등 고급차 브랜드를 보유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 삼성전자가 인수한 하만의 파트너다. 미래먹거리로 전장 부품사업을 육성 중인 삼성에게 이 부회장의 엑소르 이사진 배제는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게 됐다.

    이 부회장에 대한 공판이 8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오너 부재는 장기화될 전망이다. 여기에 항소심이 진행될 경우 공판은 해를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 사업경쟁력 저하는 확대될 수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주가가 오르고 경영 실적이 개선되면서 사업이 잘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기업은 작은 리스크로 명운이 결정될 수 있다"며 "오너 부재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려스럽다. 스스로 한국 경제를 위험에 빠뜨리는 자해 행위는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