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입증책임 불구 결정적 증거 내놓지 못해"

이재용 공판…"역풍 맞은 특검, 혐의입증 난항"

결정적 증거 없는 '의혹제기식' 증인신문 이어져
"무리한 공소 비판의 목소리…15차 '최명진-이규혁' 출석 예정"

윤진우,연찬모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7.05.17 22:3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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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재용 부회장 등에 대한 공판이 진행될수록 특검의 무리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입증책임이 있는 특검이 결정적인 증거를 내놓지 못하면서 공판은 지루하게 흘러가는 양상이다.

이재용 부회장 등에 대한 14차 공판이 17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열렸다. 이날 공판에는 정호성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과 이영국 제일기획 상무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박근혜 정부의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린 정 전 비서관은 국정농단의 핵심 인물로 지목되며 출석 전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특검은 관심에 부응하듯 공판 시작과 동시에 박근혜 전 대통령을 새로운 증인으로 신청하며 주목을 끌었다.

특검은 오전에 진행된 정 전 비서관에 대한 신문에서 ▲최순실이 공적업무에 관여했다는 점 ▲정호승→김종→장충기→박상진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 ▲삼성과 박 전 대통령의 암묵적 대가관계 등이 입증됐다고 자평했다.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2차 독대 전 작성된 말씀자료와 관련해서는 "말씀자료에 기재된 바와 같이 박 전 대통령은 삼성물산 합병으로 이 부회장의 지배력이 강화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며 "기업에 대한 이해가 높은 이 정부에서 이 부회장에 대한 승계작업이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적혀있는 걸 보면 이들이 독대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특검의 기대와 달리 평가는 냉정했다. 진술조서와 통화기록 등 다양한 증거를 앞세웠지만, 뇌물공여 혐의를 입증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우세했기 때문이다. 특히 공소사실과 상관없는 최순실과 박 전 대통령의 관계 입증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 재판부의 주의를 받는 등 빈축을 사기도 했다.

밤 늦은 시간까지 진행된 이영국 제일기획 상무에 대한 증인신문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대한승마협회 부회장으로 근무했던 이 상무는 정유라에 대한 청와대의 특혜성 지원 요청을 거부해 4개월 만에 경질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특검은 이 상무를 상대로 삼성 관계자들이 최 씨와 정유라의 영향력을 인지한 시점과 승마협회 부회장 경질 배경을 집요하게 확인했다. 여기에 최순실과 정유라가 승마계에 미친 영향과 장충기, 박상진 사장의 승마지원 지시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했다.

이 상무는 "최 씨에 대한 영향력은 국정농단 사건이 발생한 지난해 9월 경 알게됐다"며 "장충기 사장에게 정유라의 부모가 정윤회와 최순실로 그들의 영향력에 대해 보고한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이 상무의 항변에 특검은 "증인의 태도는 피고인의 주장과 정확히 일치하고 특검의 주장과는 정확히 배치된다"며 "앞서 진행된 진술조서와 비교해도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내용과 법정 진술이 완전히 다르다"며 "위증 처벌을 각오하고 있다는 의미다. 정확히 진술해야 한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 상무는 특검의 질문에 '모른다'고 답해 소득 없이 마무리됐다.

변호인단의 반대신문 역시 싱겁게 끝나기는 마찬가지였다. 다만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가 작성해 삼성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한국승마협회 중장기 로드맵에 대해서는 "김종찬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가 박상진 사장에게 보고한 적이 있다. 하지만 100억원이 넘는 터무니없는 액수가 제시돼 있어 이후 관심을 갖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2015년 7월 25일 진행된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2차 독대와 이후 진행된 내부회의에 대해서도 "해당 내용을 알 수 있는 자리에 있지 않아 관련 내용을 전혀 몰랐다"며 "승마협회에 근무하는 동안에도 정유라에 대한 특혜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18일 열리는 15차 공판에는 최명진 모나미 승마단 감독과 이규혁 전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가 증인석에 앉는다. 

특검은 모나미의 해외 계열사가 지난해 5월 독일 '루돌프 자일링거' 승마장을 구입한 과정에 삼성전자가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삼성이 모나미를 앞세워 정유라에 대한 특혜를 지원했는지, 인수 직전 체결된 99억원 규모의 계약이 특혜를 위한 절차였는지 등을 확인할 전망이다.

반면 변호인단은 모나미가 자체 승마단 연습을 위해 승마장을 인수했고, 삼성전자와의 계약은 승마단과 무관하다는 사실을 입증할 것으로 보인다.

이규혁 씨에 대해서는 이 씨가 영재센터에 참여해 장시호 씨와 각별한 친분관계를 유지했던 점을 비춰 삼성의 영재센터 지원 대가성을 놓고 날선 공방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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