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승마 단독지원 놓고 공방…'개인적 생각' 진술 번복도"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공판이 한 달 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특검의 의혹제기식 증인신문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검은 14시간이 넘는 강행군에도 불구하고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나오지 않자 유도신문 등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8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 부회장 등에 대한 15차 공판이 열렸다. 이날 공판은 여섯 번째 증인신문으로 최명진 모나미 승마단 감독과 이규혁 전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가 출석했다.

현재 모나미 승마단 감독으로 활동 중인 최 감독은 1986년부터 2010년까지 24년간 삼성 승마단 선수 겸 감독으로 활동한 인물이다. 그의 아들 최인호 씨 역시 승마선수로 2009년부터 현재까지 삼성 승마단 선수로 소속돼있다.

특검은 최 감독이 2016년 4월 작성한 모나미 승마단 창단 관련 문건을 증거로 제출하면서 2008년 삼성 승마단이 사실상 해체된 사실을 강조했다. 최 감독은 해당 문건에서 '삼성 승마단은 그동안 국내외적 투자로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서 크게 기여했지만 2008년 사실상 해체됐다'고 기록한 바 있다.

더불어 현재 있는 삼성 승마단은 오너 일가와 회사 임원에 대한 지원을 위해 존재하며, 마장마술과 장애물 마필을 운동시키는 목적으로 3명의 선수가 소속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특검은 최 감독을 상대로 삼성이 승마협회 회장사로 취임한 경위와 독일 승마전지훈련 지원을 구체적으로 확인했다. 특히 아들인 최인호 선수가 전지훈련 프로그램에 소속된 점을 들어 정유라 단독지원을 위한 은폐 및 구색맞추기로 진행됐다는 진술을 끌어내기 위한 전략을 펼쳤다.

최 감독은 특검의 질문에 "당시 협회장인 박상진 사장과 황성수 전무는 전반적인 훈련 내용만 이야기했을 뿐 어떤 말을 사준다거나 누구와 훈련한다는 등의 구체적인 계획을 말하지 않았다"며 "아들(최인호 선수)을 독일로 보내더라도 제대로 지원된 지원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2016년 9월 정유라에 대한 삼성의 지원을 폭로하는 언론보도가 나온 후 훈련 프로그램이 갑작스럽게 만들어진 것 같다는 진술도 덧붙였다.

변호인단은 특검과 최 감독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한  반대신문에 집중했다. 독일 전지훈련이 갑작스럽게 진행됐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삼성 내부 문건, 문자메시지, 최인호의 항공권 예약증 및 차량 인수확인서 등을 앞세워 이전부터 계획된 프로그램이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실제 최 선수는 언론보도가 있기 3개월 전인 2016년 6월 황성수 전무로부터 독일 전지훈련 제안을 받았다는 사실을 특검 조사에서 진술한 바 있다. 이는 최 감독의 진술과 반대되는 부분이다.

최 선수는 진술조서에서 "2016년 6월 황성수 전무로부터 연락이 와 독일 전지훈련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그해 10월 전국체전이 있어 일정 조정을 부탁했고 황 전무는 원하는대로 해주겠다고 답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올 하반기 출국해 2018년 아시안게임까지 독일에서 체류하는 제안이었다"며 "항공편과 체류비용 등 일체비용을 지원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진술이 공개되자 최 감독은 당혹감을 드러냈다. 그는 해당 사실을 정확히 듣지 못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항변하며, 자신은 알 수 없는 사안이었다고 항변해 눈길을 끌었다.

삼성이 정유라 단독지원을 은폐하기 위해 아들을 보낸다고 생각했느냐는 변호인단의 추궁에는 "기사나 소문이 이상하게 나서 그렇게 생각한 것"이라며 "누구에게 확인한 내용이 아닌 개인적인 생각"이라 말을 바꿔 빈축을 샀다.

한편 오후 신문에는 이규혁 전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가 증인석에 앉았다. 

이 씨는 영재스포츠센터에 참여해 장시호 씨와 각별한 친분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특검과 변호인단은 이 씨를 상대로 대가성 여부가 있었는지 집중 추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