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력 집중 억제 정책, 국내 기업 경쟁력 약화 요인 '우려'합리적·현실적인 안목으로 한국경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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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계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한성대 교수, 사진)에 대해 우려와 함께 협치를 기대하고 있다. 학계와 시민단체에서 바라보던 시각이 최근 현실 정치(캠프)를 접하면서 합리적으로 바뀐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경제의 다이내믹스를 추구한다는 의미에서 비관적으로만 바라볼 필요가 없다는 것.

     

    18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문재인 정부의 초대 공정거래위원장에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내정되면서 대기업들은 살짝 긴장하기도 했지만, 우려보다는 합리적으로 잘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는 재벌개혁을 20년간 외쳐온 인물이다.

     

    이에 대해 재계는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표했다.

     

    A대기업 관계자는 “김상조 내정자가 재벌을 상대로 경제력 집중 억제책을 펼치겠다고 공언한 이상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약화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주로 학계에 몸담았던 이력을 감안할 때 실무와 행정적인 부분에서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의 투자 위축 등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론과 실무는 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공정위 내부에서 혼란이 생길 수도 있다는 걱정도 담겼다. 특히 4대그룹을 재벌개혁의 대상으로 삼은 것에 해당 기업들은 긴장하는 모습이다.

     

    반면, 합리적인 학자이기 때문에 협치를 통한 개혁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상당수다.

     

    B대기업 관계자는 “더 지켜봐야겠지만, 과거와 달리 캠프에 들어가면서 많이 달라진 것 같다”며 “현실적인 안목이 생긴 것 같아 앞으로 어떻게 정책을 펼칠지 두고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경제를 부정하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기업을 적대시하지도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C대기업 관계자는 “학계에서 오래 일하셨지만 현실적인 안목으로 시장을 바라보는 합리적인 분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론과 시장의 현실을 반영한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김상조 내정자는 이날 대한상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에 대한 평가 관련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나에 대한 평가는 우려와 기대가 섞여 있는 것 같다. 일부에서는 '막 나갈것 같다'라는 얘기도 하고, 일부에서는 '말랑말랑해졌다'라는 말도 나온다”며 “개혁 의지는 조금도 후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2008년 이후 세계경제와 한국경제가 많이 변했고, 변화된 환경에 맞게 합리적이고 지속가능한 개혁을 추진하는 게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그는 “20년 동안 시민단체 활동하면서 느낀 생각이 많지만, 그때처럼 전부 다 할 수는 없다”며 “공정위 안에서 함께 고민하고 논의해서 신중히 법 집행을 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상조 내정자가 외치는 재벌개혁의 목표는 경제력 집중 억제와 지배구조 개선이다.

     

    김상조 내정자는 “적용 범위와 수단이 똑같지 않기 때문에 각각 나눠서 접근할 것”이라며 “과거 상위 그룹에는 느슨하게, 중하위 그룹에는 과도하게 법 적용이 이뤄졌는데, 잘 조합해서 전체 효과를 높이는 방식으로 재벌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30대그룹 자산 중에서 4대그룹이 절반을 차지하고, 범4대그룹으로 따지면 3분의 2를 차지할 정도로 경제력이 집중됐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4대그룹에 집중해서 엄격하게 법 집행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4대그룹에만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법을 만들겠다는 것은 아니고, 골라서 때려잡겠다는 의미도 아니다”라며 “공정위는 광범위한 재량권을 갖고 있는 만큼, 4대그룹에 대해서 현행법 적용 시 엄격한 잣대로 판단하겠다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