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길수 대표, 하이볼·소용량 위스키 등 일본 사례 국내에 접목하이볼 '조니레몬', 술집뿐만 아니라 일반 식당과 펍 등에서도 판매 나서"비싸고 접하기 어려운 위스키 이미지 탈피해 젊은층 공략"
  • 디아지오코리아 '조니레몬' 판매. ⓒ디아지오코리아
    ▲ 디아지오코리아 '조니레몬' 판매. ⓒ디아지오코리아


"위스키 한 잔에 5000원"

국내 위스키 업계 1위 기업 디아지오코리아가 잔 위스키 판매에 나섰다. 국내 주류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되면서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감하는 등 타격을 입자 '고급 술'로 인식되는 위스키를 대중화시키기 위해 높은 콧대를 꺾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최근 서울 이태원과 가로수길, 신사동 등 젊은층이 자주 찾는 수도권 257개 업소에서 '조니워커'를 하이볼 형태로 만든 '조니레몬' 판매를 시작했다고 23일 밝혔다.

디아지오는 그간 일부 유흥채널에서 칵테일 형태로 위스키를 판매한 적은 있었지만 일반 음식점과 다이닝펍 등에서 잔 술 마케팅에 본격적으로 나선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반 음식점과 
레스토랑, 펍, 이자카야 등 기존에 위스키를 판매하지 않는 장소에서 소비자들이 부담 없는 가격으로 가볍게 위스키를 즐길 수 있는 음용 방법을 소개한다는 취지다.

'조니레몬'은 디아지오의 스카치 위스키인 '조니워커 레드 레이블'과 토닉워터, 레몬시럽, 레몬 슬라이스를 섞어 만든 칵테일의 일종으로 '하이볼'로도 불린다. 가격은 1잔에 5000~6000원 사이로 음식점별로 차이가 있다. 

디아지오 관계자는 "보다 많은 소비층들이 위스키를 식사와 함께 즐기거나 가벼운 칵테일로 즐길 수 있도록 조니레몬 칵테일 판매를 일반 음식점과 펍 등으로 확대해나가고 있다"며 "현재는 수도권 위주지만 앞으로 판매 범위를 점차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서울의 한 일본 가정식 레스토랑에서 판매중인 '조니레몬'. ⓒ김수경 기자
    ▲ 서울의 한 일본 가정식 레스토랑에서 판매중인 '조니레몬'. ⓒ김수경 기자

  • '조니레몬'을 판매하고 있는 서울의 한 일본가정식 매장 직원은 "판매를 시작한지 오래되지 않아 조금 더 지켜 봐야겠지만 테이블에 붙여놓은 팸플릿을 보고 주문하는 손님이 꽤 있다"며 "주로 젊은 여성 고객들이 즐겨 찾는다"고 전했다. 

    디아지오가 '위스키'의 자존심을 꺾고 대중화로 눈을 돌린 까닭은 시장 위기감 때문이다.  

    디아지오코리아는 2015년 7월 1일부터 2016년 6월 30일까지에 해당하는 2016년 회계년도 기간 매출액은 3420억원 영업이익은 8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8.21%, 17.2% 줄어든 수치이다.

    국내 위스키 시장이 지난 2009년 이후 매년 하락세를 이어오는 상황에서 디아지오도 업계 1위 자리에서 마냥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 

    이에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일본 위스키 시장에서 해답을 찾았다.

    조길수 디아지오코리아 대표이사는 
    디아지오 북아시아 총괄 대표를 겸임하면서 일본 마켓도 함께 담당하는 만큼 일본의 위스키 시장 흐름을 유심히 지켜봤다. 일본이 아시아에서 위스키 문화가 가장 발달한 나라인데다 침체기였던 위스키 시장이 다시 성장세로 돌아선 점에 주목했다. 

    본 위스키 시장은 글로벌 경제 위기가 닥쳤던 2008년에는 경기불황과 더불어 소비자의 건강 지향 트렌드, 독주 기피 현상 등으로 위스키 시장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러나 2008년 시작된 산토리 위스키의 하이볼 프로모션 등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 이후 20년이 넘는 침체기를 뒤로하고 2011년부터 최근 5년간 연평균 8.1%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등 위스키 시장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일본 위스키 업체들이 기존 고객층에서 시야를 넓혀 20~30대 젊은층을 적극 공략한 전략이 주효했다. '하이볼'과 같은 색다른 
    위스키 음용 방법을 알리고 술집뿐만 아니라 일반 식당에서도 위스키를 판매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 것.  

    이에 조길수 대표는 일본의 사례를 접목해 '하이볼'과 소용량 위스키 제품 등을 선보여 국내 위스키 대중화를 선도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에선 '하이볼'에 대한 인식이 낮은데다 판매 식당도 적고, 다른 위스키 업체들도 이같은 트렌드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당분간 시장 확대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디아지오는 하이볼 제품 판매 외에도 혼술족과 홈술족을 겨냥해 200ml 용량의 스카치 위스키 '조니워커 레드 200'과 '조니워커 블랙 레이블 200'을 선보이는 등 그간 '값비싼 술'로 인식 돼 온 위스키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앞으로도 소비자 니즈에 맞게 소용량 제품을 확대하고 위스키를 쉽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음용법을 개발해 소개한다는 전략이다. 

  • 디아지오가 소개하는 조니워커 하이볼 음용법. (위부터) 조니레몬, 조니토닉, 조니진저. ⓒ김수경 기자
    ▲ 디아지오가 소개하는 조니워커 하이볼 음용법. (위부터) 조니레몬, 조니토닉, 조니진저.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