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이익 1276억원… 직전분기比 흑자전환유동비율 하락·부채비율 증가… 재무구조 '노란불'
  • ▲ 인천 연수구 소재 포스코건설 본사. ⓒ포스코건설
    ▲ 인천 연수구 소재 포스코건설 본사. ⓒ포스코건설


    지난해 2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한 포스코건설이 지난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턴어라운드' 조짐을 보였다. 지난 한 해 동안 뼈를 깎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한 결과라는 평이다. 하지만 손실 선반영으로 영업성과를 거뒀을 뿐 재무구조는 아직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4일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포스코건설은 1분기 별도 기준 1조4218억원, 영업이익 1276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에 비해 1.11배, 1.75배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해 포스코건설은 실적 공시를 시작한 1999년 이후 처음으로 순손실을 기록했다. 가장 큰 원인은 브라질 CSP제철소 사업 등 해외 프로젝트에서 손실이 발생하면서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고점을 찍었던 2013년에 비해서는 매출액(8조282억원)이 31.5% 감소했으며, 영업이익(4043억원)은 적자로 돌아섰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CSP제철소 손실분을 모두 정리하는 과정에서 실적이 악화됐다"며 "흑자전환을 위해 인적 구조조정 단행이나 '턴어라운드 100일 운동' 등 여러 자구노력을 전개했고 여기에 부산 해운대 엘시티 등 대형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상화되고 있는 과정이다. 앞으로도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원가관리에는 어느 정도 성공한 모습을 보였다. 1분기 원가율은 86.3%로, 지난해에 비해 3.83% 줄어들었다. 10대 건설사 중에서도 우수한 편으로, 현대산업개발(81.3%)과 현대엔지니어링(86.2) 2개사만 포스코건설보다 낮은 원가율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현재 공정률 16%를 보이고 있는 부산 엘시티 프로젝트(공사비 1조5000억원)와 올해부터 본궤도에 올라서는 서울 여의도 파크원(1조2000억원) 등 대형 공사들의 실적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만큼 포스코건설의 실적 향상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주택사업에서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실적 개선세가 가팔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포스코건설의 연간 주택공급계획은 1만6166가구였지만, 추가 수주를 통해 현재 2만5006가구 규모로 1만가구가량 늘렸다. 이는 10대 건설사 가운데 공급량이 가장 많은 대우건설 2만7889가구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잠재 리스크도 줄이면서 매출 반영이 원활할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포스코건설의 매출채권 규모는 1조302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44% 줄어들었으며 미청구공사액은 같은 기간 7852억원에서 7327억원으로 6.69% 감소했다.

    이와 함께 올해 초 흡수 합병한 포스코엔지니어링과의 시너지 효과도 서서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포스코ENG의 전공인 화공플랜트 분야에서 양질의 수주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합병 이후 엔지니어링본부를 신설하는 등 구조조정을 통해 리스크를 줄인 만큼 화공, 마이닝, 액화천연가스(LNG)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혀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재무구조에는 아직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에 비해 유동자산 감소와 유동부채 증가로 유동비율이 165.4%에서 130.3%로 떨어졌으며 늘어난 부채와 줄어든 자본으로 부채비율도 144.1%로 51.46%p 높아졌다.

    1년 전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아진 차입금의존도(15.7→35.0%)에 따라 이자비용도 62억원에서 14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뛰었다.

    문제는 1500억원 규모(11월 500억원·12월 1000억원) 회사채 만기가 오는 4분기 도래한다는 점이다. 불안한 재무구조에 최근 건설 회사채 차환 여건이 녹록치 않은 점을 감안하면 재무구조 정상화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 프로젝트의 손실 선반영으로 영업성과는 탁월했으나 그에 가려진 재무구조 악화는 또 다른 부실을 야기할 수 있다"며 "재무구조 상에 불안 요소가 상존한 데다 연내 만기도래 회사채 규모가 1분기 영업이익을 상회하는 만큼 유동성 확보에 만전을 기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