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주택 호조로 매출·신규수주 '든든'악화된 재무구조·추가손실 가능성 여전
  • ▲ 서울 서초구 소재 롯데건설 본사. ⓒ연합뉴스
    ▲ 서울 서초구 소재 롯데건설 본사.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제2롯데월드)' 공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롯데건설의 다음 숙제는 잠재 리스크 축소와 재무구조 안정화인 것으로 분석됐다. 제2롯데월드 준공으로 당초 수주잔액 감소 우려가 제기되긴 했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안정적인 먹거리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국내 주택사업을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영업성적이 잠재 리스크에 지속적으로 투입되면서 재무구조에 불안정성을 더하는 것은 물론, 추가적인 손실 우려까지 야기되고 있다.

    29일 1분기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롯데건설 수주잔액은 24조902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24조2902억원에 비해 0.8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 평균 수주잔액은 30조1160억원에서 29조16억원으로 3.70% 줄어들었다.

    이는 회사가 국내주택 및 건축공사 중심 사업포트폴리오를 지속하고 있는데다 계열공사 물량에 기반해 안정적인 공사물량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국내 공공공사(1조7585억원)와 해외공사(8891억원) 수주잔액이 각각 21.3%, 2.37% 줄어든 반면 국내 민간공사(21조4425억원)는 같은 기간 101.4% 수준으로 늘어났다.

    또한 그룹 계열사로부터 최근 5년간 연 평균 1조7000억원 규모의 계열공사를 안정적으로 수주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연간 40% 안팎의 계열(특수관계자) 매출 비중이 유지되고 있다.

    이성일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지난해에는 계열사 투자 위축과 플랜트 부문의 부진에도 주택 부문이 양호한 수준의 신규수주를 유지하면서 전체 신규수주가 매출액을 다소 상회하는 등 매출기반의 안정성은 양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1분기 영업성적 역시 주택사업 호조에 힘입어 성장세를 보였다. 1분기 매출액은 1조1425억원으로, 지난해 8151억원의 140.1% 수준으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31억원에서 982억원으로 1.84배 늘어났다.

    롯데건설 측은 "주택경기가 좋았던 지난해 수주한 단지들이 공사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매출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롯데건설은 3월 말 기준 주택사업장의 총 분양률은 99.6%로 매우 우수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어 단기적으로 양호한 수익성 및 현금흐름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은 현재 전국 37개 사업장에서 3만9733가구(컨소시엄 물량 포함) 규모의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다만 주택부문 매출과 수주잔액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향후 부동산 경기 변동에 따른 중장기 실적 가변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주택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만큼 사업안정성 측면에서 부정적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롯데건설의 1분기 기준 국내 건축 및 자체사업 부문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4.2%로 지난해 67.2%보다 7%p 높아졌다.

    이성일 연구원은 "현재의 주택시장 호황이 초저금리 및 정부 정책 등이 빚어낸 전세난, 대출규제 완화, 청약제도 개편 등의 가변적인 요인에 의한 면이 커 향후 주택경기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최근 공급물량 급증이 입주시점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큰 만큼 시장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김창현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도 "지난해 4분기 이후 중도금 집단대출 및 가계부채 관련 규제 강화에 따른 영향으로 지방권 중심의 주택경기 둔화 신호가 관찰되는 가운데 미국 기준금리 인상 및 가계부채 증가 등 거시경제 요인 변화에 따른 국내 주택경기 하방압력이 심화되고 있어 국내 분양 경기 변동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추가 손실 가능성과 악화된 재무구조 등 불안한 재무안정성도 지적되고 있다.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장기 악성 민간개발사업 관련 비경상적 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영업수익성 개선에도 미수채권 등 자산부실화로 세전수익성이 저조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장단기대여금 관련 기타의 대손상각비(호주 살라시아 등 230억원) 및 재고자산 처분손실(센텀 콘도·용인 동백 등 383억원), 장기투자증권손상차손(판교복합단지·을숙도 등 664억원) 등의 비경상적 손실 발생으로 영업외수지 적자폭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충당금 설정에도 비경상적 손실이 재발한다는 것은 전반적인 자산 및 부채의 질이 취약한 것으로 보이며 추가적인 손실 인식 가능성도 여전한 것으로 신평업계에서는 판단했다.

    김창현 연구원은 "1분기 기준 PF 우발채무 규모는 1조1671억원으로, 자기자본대비 0.58배로 여전히 과중한 수준"이라며 "호수 살라시아(2016년 말 기준 PF잔액 284억원), 청라골프장(1300억원) 등 과거 PF 우발채무 관련 손실이 발생한 프로젝트의 경우 PF 차입금 대위변제를 비롯한 추가적인 미수채권 부실화 및 PF 우발채무 현실화 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잠재 리스크로 지목되는 매출채권(1559억원)과 미청구공사(6878억원) 경우 지난해 1분기에 비해 각각 150.5%, 112.7% 상승하면서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다.

    이밖에 악화된 재무구조도 불안감을 가중시킨다. 1분기 부채비율은 지난해 145.4%보다 7.43%p 높아진 152.8%로, 10대 건설사 평균 133.8%를 상회한다. 유동비율도 157.9%로, 지난해 175.1%에 비해 17.2%p 저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