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쿠팡맨 수 2237명에 불가"… 쿠팡 측이 밝힌 3600명과 1367명 차이
"139명 입사 6개월 만에 계약만료 해고"
  • 강병준 쿠팡맨 사태대책위원회 위원장. ⓒ진범용 기자
    ▲ 강병준 쿠팡맨 사태대책위원회 위원장. ⓒ진범용 기자


    "부당해고와 쿠팡 측의 추가 근무 지시는 모두 사실이다. 쿠팡이 언론에 사실무근이라고 변명하고 있는 점이 매우 안타깝다." 강병준 쿠팡맨 사태대책위원회 위원장의 말이다.

    쿠팡맨과 관련한 다양한 의혹을 쿠팡이 모두 부정하고 있는 가운데, 강병준 쿠팡맨 사태대책위원회 위원장이 쿠팡 해고자 명단과 실제 쿠팡맨 인원 등을 공개하면서 논란이 확산될 분위기다. 강 위원장은 창원에서 11개월 동안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다 현재 대기 발령 조치를 받은 상황이다.

    뉴데일리경제는 지난달 31일 서울 영등포역 근처에서 강병준 쿠팡맨 사태대책위원회 위원장과 만나 최근 잇달아 불거지고 있는 쿠팡맨 사태와 관련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강 위원장이 들고 온 자료를 보면 지난달 5월 기준 쿠팡맨의 수는 2237명가량이다. 두 달간 계약 해지된 인원은 216명으로 전체 쿠팡맨(2237명) 대비 9.65%에 달한다. 현재 쿠팡맨은 정규직 828명, 계약직 1409명이 종사하고 있고 정규직 비중은 37%가량이다.

    이는 5월 기준 쿠팡에서 공식적으로 밝힌 쿠팡맨 총 근무자 3600명과 1367명의 차이가 나는 숫자다.

  • 강 위원장이 보여준 계약직 해고 현황. ⓒ진범용 기자
    ▲ 강 위원장이 보여준 계약직 해고 현황. ⓒ진범용 기자


    강 위원장은 쿠팡이 쿠팡맨들이 6개월 기간제 계약을 했다는 이유로 손 쉽게 계약만료 해고를 자행하고 있다는 점도 폭로했다.

    강 위원장이 제시한 문건을 살펴보면 올해 2월부터 4월까지 해고된 인원의 평균 근속기간은 10.4개월이다. 이 중 139명은 입사 6개월 만에 계약만료 해고가 이뤄졌다.

    대규모 인력 해고로 인해 쿠팡맨들의 업무 강도 역시 가중됐다고 주장했다. 쿠팡맨의 최근 3년간 1일 12시간 노동시간 대비 기본배달 처리 건수는 130건에서 150건, 180건, 220건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일부 캠프에서는 하루 270건까지 처리한 사례도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대다수 쿠팡맨들은 12시간 이상 근무하며 식사조차 마음 편히 하지 못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당초 쿠팡은 뉴데일리경제와 전화통화에서 쿠팡맨의 근무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이며, 이 중 1시간은 점심시간이라고 못박았다. 현직에서 일하는 쿠팡맨들에게 추가 근무도 거의 없다는 것도 확인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강 위원장은 "쿠팡이 쿠팡맨 정규직 전환을 시키지 않기 위해 상시적으로 인력을 물갈이 하고 있다"며 "계약만료 사유에 대해서도 교통법규 위반 및 과태료 적발 등을 빼곤 해고 사유가 무엇인지 특별한 언급도 없다"고 비난했다.

  • 쿠팡측에서 추가 1일 근무를 의무적으로 해야한다고 보낸 내용. ⓒ진범용 기자
    ▲ 쿠팡측에서 추가 1일 근무를 의무적으로 해야한다고 보낸 내용. ⓒ진범용 기자


    쿠팡 측에서 일방적으로 근무시간을 늘리려 했다는 증거자료도 제시했다.

    김 위원장이 보여준 문자 내용을 보면 쿠팡은 쿠팡맨들과 개별 상의 없이 기존 주5일제 근무자들에게 추가 1일 근무를 지시했다. 희망 시에는 주7일 근무도 가능하다는 것도 명시했다.

    내용은 5월 30일~6월 7일 사이, 첫 주에는 의무적으로 추가 1일을 근무해야 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근로 노동법상 추가 근무는 당사자와 합의된 상황에서만 가능하며, 추가 근무 수당 여부와 관계없이 사측의 일방적인 지시로는 불가능하다.

    정규직 전환을 희망하는 쿠팡맨들은 회사 요구사항에 따를 수밖에 없고 사실상 주7일 근무를 강제했다는 것이 강 위원장의 생각이다.

    쿠팡은 이러한 논란이 불거지자, 실제로 근무 시간 확대에는 나서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쿠팡이 이렇게 사소한 일조차 노동자들과 전혀 소통하고 있지 않다"며 "6개월 기간제 쿠팡맨들의 경우 계약해지가 될까 봐 눈치만 보고 있다"고 내부상황을 설명했다.

    지난달 3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쿠팡맨 76명의 목소리가 담긴 탄원서를 제출하기 전 쿠팡 측에서 전화통화가 왔었다는 사실도 밝혔다.

    강 위원장은 "탄원서를 제출하기 전 사측과 마지막 통화를 해보려 시도했고, 그후 쿠팡에서 전화가 왔었다"며 "사측은 탄원서 제출을 하지 않으면 불만 내용에 대해 논의할 용의가 있지만, 탄원서를 제출해도 상관없다는 식이어서 진정성 있는 대화 자체가 불가능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강 위원장은 "쿠팡맨 대다수는 한 아이의 아버지이며, 한 가정의 가장"이라며 "특별한 사유없이 많은 이들이 지속적으로 계약해지를 통보 당하고 있다. 회사가 적자가 크다는 것을 우리도 알고 있고 어쩔 수 없이 인력 감축이 필요하다면 진심 어린 사과를 통해 사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