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안정 위해 차기 회장으로 박재경 부사장 유력관건은 회장-은행장 분리 여부…영향력 분산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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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NK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인선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세환 회장이 현재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돼 재판 중이지만 대행 체제로 재판 결과를 기다리기엔 처리해야 할 현안이 많다는 게 내부 분위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BNK금융지주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BNK금융지주 회장 겸 부산은행장의 후임 인선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회 정식 안건에는 올리지 않았지만 이사회 내에선 차기 회장 후보군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군은 금융지주 박재경 직무대행, 손교덕 경남은행장 등 2명이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BNK금융지주 내부규정에 따르면 회장 후보군으론 지주회사 부사장 이상, 자산 5조원 이상 계열사 대표 등으로 압축된다.

    부회장 이상으론 현 박재경 직무대행과 박영봉 부사장이 해당되지만 박영봉 부사장의 경우 성세환 회장과 함께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

    BNK금융지주 계열사 중 자산 5조원이 넘는 곳은 경남은행 뿐이다. 비은행 중 BNK캐피탈의 자산이 4조6925억원, BNK투자증권의 자산은 1조641억원 등이다.

    따라서 박재경 직무대행과 손교덕 경남은행장 외에는 후보군으로 이름을 올릴 인물이 없다는 것이다.

    은행 안팎에선 조직안정화를 위해 빠른 시일 내 차기 회장을 선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달 내 이사회를 추가로 열고 회추위 구성부터 후보군 선정까지 속도를 내 결정할 것이란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차기 회장 후보가 단 2명밖에 없는 만큼 회장은 박재경 직무대행이 맡고 손교덕 은행장은 경남은행을 맡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회장도 바뀌고 계열사 대표까지 바꾸게 되면 조직이 더 혼란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아 이 같은 리스크는 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재경 직무대행이 유력한 이유는 경쟁 상대가 없다는 것 외에 이사회 멤버와도 친분이 있어 유리한 고지에 있다.

    현재 이사회 의장은 차용규 이사가 직무대행으로 맡고 있다. 차용규 이사는 영남상업고등학교, 동아대학교 경영학과, 부산대 경영대학원 등을 나왔다.

    박재경 직무대행 역시 성세환 회장, 이장호 전 BS금융 회장과 같은 동아대 출신이다.

    박재경 직무대행은 부산은행에 입행했지만 은행과 지주를 오가며 전략기획, 여신운용 업무를 담당했다.

    또 경남은행 계열사 편입에 직접 관여하며 경남은행 본부장을 지낸 경험이 있어 두 은행과 분란 없이 안정적으로 조직을 운영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다.

    경남은행 내부 관계자도 “박재경 대행에 대한 경남은행의 평판도 나쁘지 않아 회장이 된다고 해도 큰 반발이 없을 것”이라며 “관건은 현 BNK금융지주 회장, 부산은행장 겸직인 상황을 분리하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지방은행을 모태로 한 금융지주회사는 모두 회장과 은행장을 겸직하는 구조다. 때문에 회장에 의한 지배력이 시중은행장보다 상당하다.

    일각에선 지배력이 강한 대신 이번 주가조작 혐의와 같은 부조리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분리하는 게 마땅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또 다른 변수론 구속 수감된 성세환 회장의 보석 여부다.

    법원이 성세환 회장의 보석을 받아들일 경우 성 회장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으며 BNK금융 및 부산은행의 경영을 맡을 수 있다.

    성 회장은 재판 과정에서 무혐의를 주장하고 있어 경영권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