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 '증인신문' 진행"靑 '개입-압력' 여부 집중 확인…서증조사 추가도"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29차 공판이 16일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서울중앙지법 510호 소법정에서 진행된다. 이날 공판은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에 대한 증인신문과 서증조사가 예고돼 있다.

    오전 증인으로 나오는 정 부위원장은 삼성생명 금융지주사 전환 계획 추진 당시 금융위의 결재라인에 있던 인물이다. 그는 삼성의 금융지주사 전환 검토 요청을 받은 손병두 전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의 상급자로 금융지주사 전환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융위는 지난해 1월 이승재 삼성 미래전략실 상무의 요청을 받고 금융지주사 전환 계획을 검토했고, 한 달이 지난 2월 중순 삼성과 청와대에 반대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금융위 실무진들은 금융지주사 전환이 주주가치 제고 보다는 오너일가의 경영권 강화를 위한 계획이라 분석했고, 정 부위원장과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이같은 분석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가 지주사 전환을 반대한 이유는 ▲삼성생명의 비금융계열사 주식 매각 시기와 규모 ▲유배당 계약자에 대한 배당 문제 ▲현금 3조원 등 자사주 11조원 이전 등이다.

    특검은 정 부위원장이 금융위 검토 결과를 청와대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에게 보고한 것으로 파악했다. 따라서 청와대의 개입과 삼성의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 여부를 집중 확인할 전망이다. 

    특히 정 부위원장과 함께 임 위원장이 안 전 수석에게 각각 금융위의 입장을 전달한 경위와 배경을 캐물어 '삼성→청와대→금융위'로 이어지는 뇌물공여 연결고리를 파악할 방침이다.

    반면 변호인단은 금융위가 지속적으로 반대입장을 표명한 사실을 앞세워 부정한 청탁이 없었다는 사실을 강조할 계획이다.

    여기에 청와대에 대한 금융위의 보고는 일반적인 업무보고에 불과할 뿐 청와대의 압력이나 개입이 없었다는 진술을 끌어낸다는 전략이다.

    한편 오후 공판에서는 증인신문으로 인해 지연됐던 진술 및 비진술증거에 대한 서증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특검과 변호인단은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증인신문이 진술조서 서증조사로 대체됨에 따라 문 전 장관의 진술조서를 포함한 다양한 참고인들의 조서를 검토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