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공항서 고무패킹 교체로 6시간 지연 출발업계, 성수기 앞두고 안전 강화… 안전이슈 발생시 연쇄반응 우려
  • ▲ 항공기.ⓒ연합뉴스
    ▲ 항공기.ⓒ연합뉴스


    항공업계가 항공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여행 성수기를 앞둔 데다 새 정부 들어 항공안전과 관련해 군기 잡기의 시범사례가 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안전은 늘 최상의 과제이지만, 새 정부의 첫 국토교통부 장관이 교체되는 시기가 겹치다 보니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

    20일 국토부에 따르면 19일 오전 2시 미국 시카고 오헤어국제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출발하려던 대한항공 KE038 여객기가 꼬리날개 쪽에서 유압유가 새는 게 확인돼 지연 운항됐다.

    해당 여객기는 오헤어공항에 내린 뒤 인천공항으로 다시 출발하려고 통상적인 정비를 받는 과정에서 유압유가 샌 게 확인됐다. 대한항공은 해당 이음매 부위의 고무패킹을 교체하느라 애초 예정시각보다 6시간이나 출발이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품을 공항에서 바로 확보하지 못한 것 같다"며 "항공사에서 승객에게 상황을 안내하고 음료쿠폰 등을 제공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국토부 설명으로는 해당 항공기는 제작 후 운용한 지 2년이 되지 않아 아직 정밀점검을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유압유는 이중삼중으로 여유를 두는 만큼 안전장애로 볼 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며 "다만 수리 없이 운항하는 것은 용납하지 않으므로 부품을 교체하지 않고는 운항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긴장하는 눈치다. '집행유예' 상태여서 자칫 꼬투리를 잡히지 않을까 전전긍긍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2월20일부터 3월10일까지 국토부로부터 타겟팅 점검을 받았다. 2월7일과 8일 자회사인 진에어의 한 항공기에서 기체 이상이 연거푸 발견돼 회항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계열사인 진에어의 항공기 정비를 맡고 있다.

    대한항공은 3월에는 자사 여객기가 20일과 21일 각각 랜딩기어(바퀴) 센서 이상과 엔진 시동계통 결함으로 램프리턴(항공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리는 일) 해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대한항공은 타겟팅 점검에서 국토부의 사업개선명령을 받고서 지난달 11일 이행계획을 확정해 제출한 상태다.

    또한 대한항공으로선 연내 진에어 상장을 추진하는 만큼 항공안전·정비 문제가 불거지면 여러모로 불편한 상황에 놓이게 될 공산이 크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KE038편에서) 비정상이 하나 있었으나 문제 삼을 만한 건 아니다"면서도 "국토부 점검 이후 개선권고가 진행 중이어서 (부담스럽다)"고 말끝을 흐렸다.

    이어 "안전이야 국토부 상황과 관계없이 최상의 과제로 집중하고 있다"면서도 "누가 최근에 큰 안전문제를 일으켜 희생양이 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새 정부 들어 항공안전 담당 부처인 국토부 장관이 바뀌는 시기여서 자칫 안전 문제가 불거지면 군기 잡기의 시범케이스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로 해석된다.

    요즘은 항공사가 여행 성수기를 앞두고 안전 관련 캠페인을 벌이는 시기다 보니 이럴 때 발생하는 안전운항 관련 이슈는 항공사로선 더 뼈아플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항공사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이용객이 늘어나는 6~9월 사이 안전운항 캠페인을 강화하는 편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정권이 바뀌면 항공정책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항공업계는 한 항공사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발생하지 않은 다른 항공사도 같이 힘들어지는 특성이 있다"고 말했다.